**에피소드 4**
해질녘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도서관의 오래된 책장에 금빛 얼룩을 만들어냈다. 리아는 손가락으로 책 표면의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어내며 '운명학'이라는 희미한 글자가 새겨진 표지를 살폈다. 케이든은 그녀의 곁에 서서 책장 위쪽을 살피고 있었다.
"여기 있어!" 케이든이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이 책에 주소가 있어. 마을 외곽의 숲 속 오두막이라고 적혀 있어."
리아는 케이든이 가리키는 페이지를 들여다보았다. 희미한 잉크로 적힌 주소는 거의 지워질 듯했지만, 여전히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자신의 능력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가보자," 리아가 결심한 듯 말했다. "지금 바로."
두 사람은 도서관을 나와 마을 외곽을 향해 걸었다. 오후의 햇살이 점차 저물어가는 가운데, 그들은 숲으로 이어지는 좁은 오솔길을 발견했다. 길은 점점 더 가늘어지다가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고, 그들은 이끼 낀 나무들 사이로 길을 만들어가며 전진했다.
"확실해? 이 방향이 맞아?" 리아가 불안한 듯 물었다.
케이든은 자신감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짙은 갈색 머리카락이 햇빛에 반짝였다. "내 직감을 믿어. 나도 설명할 수 없지만, 이 길이 맞다는 느낌이 들어."
그의 눈에는 리아가 이해할 수 없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케이든의 과거는 미스터리로 가득했지만, 운명의 실에 관한 그의 지식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리아는 그를 따르기로 결심했다.
한 시간쯤 더 걸었을 때, 그들은 마침내 작은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은 거의 숲에 동화된 듯 이끼와 덩굴로 덮여 있었고, 작은 창문에서는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리아와 케이든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호기심과 결의가 더 강했다.
"준비됐어?" 케이든이 물었다.
리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낡은 나무 문을 두드렸다.
한동안 아무 반응이 없었다. 리아가 다시 문을 두드리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리며 수염이 덥수룩한 노인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누구냐? 무슨 일이냐?" 노인의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그의 눈은 날카롭고 지혜로워 보였다.
"저... 저희는 운명의 실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어요," 리아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책에서 이 주소를 찾았고..."
노인의 시선이 리아에게 고정되었다. 그는 마치 그녀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듯한 깊은 눈빛으로 리아를 관찰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의 표정이 변했다.
"들어오너라," 노인이 문을 더 활짝 열며 말했다. "나는 마르코다. 운명학자지... 적어도 예전에는 그랬다."
리아와 케이든은 조심스럽게 오두막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넓었고, 벽면을 따라 책장이 가득 차 있었다. 천장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실들이 매달려 있었고, 바닥에는 이상한 문양들이 그려져 있었다.
"앉아라," 마르코가 작은 원탁 주변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특히 리아에게 관심을 보였다. "네가 볼 수 있구나. 운명의 실을."
리아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어떻게 아셨어요?"
마르코는 쓴웃음을 지었다. "운명의 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특별한 기운을 내뿜는다. 오랜 세월 연구한 나로서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
그는 케이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마르코의 눈빛이 의심스러워졌다. "그런데 너는... 흥미롭구나."
케이든은 불편한 듯 자세를 바꾸었다. "저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요. 하지만 운명의 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죠."
마르코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일어나 찻주전자를 불 위에 올렸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자. 너희가 찾아온 이유가 있을 테니."
리아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 사이의 실을 볼 수 있었던 것, 손끝에서 은빛 가위를 소환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운명의 실만은 절대 자를 수 없다는 저주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케이든과의 만남, 그리고 자신의 운명의 실이 그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마르코는 차를 따르며 진지하게 리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깊은 주름진 얼굴은 표정을 읽기 어려웠지만, 눈빛은 점점 더 걱정스러워 보였다.
"네 능력은 매우 희귀하고... 위험할 수 있다," 마르코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운명의 가위를 가진 이들은 과거 '운명의 수호자'들에 의해 추적당했다."
"운명의 수호자요?" 케이든이 물었다.
마르코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래된 조직이지. 그들은 운명의 질서를 지킨다고 자처하며, 운명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을 위험하다고 여긴다. 특히 너처럼 운명의 가위를 가진 이들을..."
리아는 갑자기 추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저를 찾고 있나요?"
"아마도," 마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양어머니 엘리자가 너를 숨겨온 이유가 있을 거다."
리아는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어떻게 제 양어머니 이름을 아세요?"
마르코는 잠시 침묵했다. 그의 표정에 죄책감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과거에 알고 지냈다. 더 이상은 묻지 말아라."
케이든이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운명의 실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왜 리아가 자신의 실만은 자를 수 없는 건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마르코는 일어나 책장에서 오래된 양피지를 꺼냈다. 그는 테이블 위에 그것을 펼치며 설명했다.
"운명의 실은 모든 생명체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볼 수 없지만, 리아 같은 특별한 이들은 그 실을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조작할 수도 있지."
그는 양피지 위에 그려진 복잡한 네트워크를 가리켰다. "모든 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실을 자르면, 그것은 연결된 다른 모든 실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네 자신의 실은... 특별하다."
리아는 양피지의 그림을 유심히 살폈다. 중앙에는 다른 모든 실과 연결된 굵은 실 하나가 있었다.
"이게 제 실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마르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의 가위를 가진 자의 실은 다른 모든 실과 깊이 얽혀 있다. 그것을 자른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그것은 저주가 아니라 일종의 보호 장치일 수도 있어. 네가 스스로의 운명을 너무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하는."
케이든은 마르코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럼 리아와 제가 연결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르코는 케이든을 이상한 눈빛으로 관찰했다. 그의 시선에는 의심과 경계, 그리고 어떤 깨달음이 섞여 있었다.
"그것은..." 마르코가 말을 시작했다가 갑자기 멈췄다. 그는 창문 쪽을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누군가 오고 있다. 빨리 숨어라!"
리아와 케이든은 놀라서 일어났다. 마르코는 서둘러 그들을 오두막 뒤편의 작은 문으로 안내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숲으로 나갈 수 있다," 그가 급하게 말했다. "다시 찾아오거든. 하지만 지금은 너희가 여기 있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아서는 안 돼."
"하지만 우리는 아직 더 물어볼 게 많아요!" 리아가 항의했다.
마르코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그의 눈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네 능력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특히 네 양어머니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지 마라. 위험할 수 있어."
그는 케이든에게 의미심장한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너... 자신을 조심해라. 네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할 테니."
케이든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코는 그들을 밀어내듯 비밀 통로로 보냈고, 문이 닫히는 순간 오두막 앞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렸다.
리아와 케이든은 어두운 통로를 따라 재빨리 움직였다. 통로는 예상보다 길었고, 마침내 그들이 숲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어둠이 깊게 내려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리아가 숨을 고르며 물었다.
케이든은 뒤를 돌아보았다. 오두막의 불빛은 이제 나무들 사이로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마르코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어. 특히 나에 대해서."
리아는 케이든의 얼굴을 살폈다. 달빛 아래 그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창백하고 예민해 보였다. 그의 눈에는 혼란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우리가 알아낸 건 뭐야?" 리아가 생각을 정리하려고 물었다.
케이든은 천천히 말했다. "운명의 가위를 가진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여겨진다는 것. 운명의 수호자라는 조직이 너를 찾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는 잠시 망설였다. "마르코가 너의 양어머니를 알고 있다는 것."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실이 자를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다른 모든 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래. 일종의 보호 장치라고."
두 사람은 잠시 침묵 속에서 걸었다. 숲은 어둡고 조용했지만, 그들의 마음은 새로운 질문들로 소란스러웠다.
"엘리자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아," 리아가 마침내 말했다. "그녀가 뭔가 알고 있어. 마르코와의 관계, 내 부모님에 대해서..."
케이든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리아의 팔을 잡았다. "조심해. 마르코가 말했듯이, 엘리자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
리아는 케이든의 손길에서 이상한 따뜻함을 느꼈다. 그들 사이를 연결하는 운명의 실이 달빛 아래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보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가 물었다.
케이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윤곽이 달빛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짙은 눈썹 아래 깊이 있는 눈동자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했다.
"내일 다시 만나자," 그가 제안했다. "오늘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를 계획해야 해. 세레나에게도 알려야 할 것 같아. 그녀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에서 은빛 가위를 소환하는 능력이 이제는 더 이상 단순한 기이한 재능이 아니라, 위험하고 중요한 의미를 지닌 힘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조심해," 리아가 케이든에게 말했다. "우리 모두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아."
케이든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불안함 속에서도 위로가 되는 미소였다. "걱정 마. 우리는 함께니까. 내일 학교 후에 만나자."
두 사람은 숲 가장자리에서 헤어졌다. 리아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계속해서 마르코의 말을 되새겼다. 운명의 수호자들, 엘리자와 마르코의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케이든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집에 도착했을 때, 리아는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긴장했다. 엘리자가 아직 깨어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최대한 평범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며 문을 열었다.
엘리자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는 리아가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
"늦었구나," 엘리자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지만, 눈빛에는 어떤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
"도서관에 있었어요," 리아가 반쯤은 진실을 말했다. "시험 공부를."
엘리자는 리아를 잠시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식탁 위에 저녁 남겨뒀어. 데워 먹어라."
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감사해요. 배고팠어요."
그녀는 부엌으로 향했지만, 엘리자의 목소리가 그녀를 멈춰 세웠다.
"리아," 엘리자가 불렀다. "요즘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니?"
리아는 천천히 돌아섰다. 엘리자의 눈빛은 평소보다 더 날카로웠다. "그냥... 세레나랑 주로 있어요. 왜요?"
엘리자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책 표지를 무의식적으로 두드렸다. "조심하렴. 요즘 마을에 낯선 사람들이 많아졌어. 특히 새로 온 학생들에게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리아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엘리자가 케이든에 대해 알고 있는 걸까?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알겠어요. 조심할게요."
엘리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시선은 리아가 부엌으로 사라질 때까지 따라왔다.
리아는 음식을 데우며 오늘의 사건들을 정리했다. 마르코의 경고, 운명의 실에 대한 새로운 정보, 그리고 엘리자의 이상한 질문까지. 모든 것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정원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 순간, 리아는 정원 가장자리에 서 있는 어떤 형체를 포착했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리아는 자신이 본 것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리아는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창문을 단단히 잠그고 커튼을 쳤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손끝으로 은빛 가위를 소환했다. 달빛 아래 가위는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이것이 정말 저주일까, 아니면 선물일까?' 리아는 생각했다. '그리고 케이든... 그는 누구지?'
질문들이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웠지만, 피로가 점차 그녀를 덮쳤다. 눈을 감기 직전, 리아는 자신과 케이든을 연결하는 운명의 실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 실은 창문을 통과해 멀리 뻗어 있었고, 어딘가에서 케이든도 같은 실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리아는 생각했다. '내일 우리는 더 많은 답을 찾을 거야.'
그렇게 리아는 새로운 질문들과 함께, 하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채로 잠에 빠져들었다. 운명의 실은 계속해서 그녀의 꿈 속에서 춤을 추었고, 그 끝에는 항상 케이든의 모습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리아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정원을 살폈지만, 어젯밤에 본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엘리자가 깨기 전에 집을 나섰다.
학교로 가는 길에 리아는 주변을 경계하며 걸었다. 마르코의 경고가 그녀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운명의 수호자들이 나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리아는 세레나를 찾았다. 그녀는 친구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해야 한다고 느꼈다. 세레나는 항상 리아의 비밀을 지켜주었고, 그녀의 조언은 항상 현명했다.
세레나는 교실 앞에서 리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밝은 미소가 리아의 긴장을 조금 풀어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어?" 세레나가 리아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문자 안 봤어?"
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잤어.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세레나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케이든과 뭘 발견했어?"
리아는 주변을 살폈다. 아직 학생들이 많지 않았지만, 그녀는 조심스러웠다. "쉬는 시간에 얘기해줄게. 너무 복잡해."
첫 수업 시간, 리아는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녀의 시선은 자꾸 교실 뒤쪽에 앉은 케이든에게 향했다. 그는 평소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리아와 마주칠 때마다 무언가를 전하려는 듯했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자, 리아와 세레나는 학교 뒤편 조용한 벤치로 향했다. 그곳은 그들이 비밀 이야기를 나누는 단골 장소였다.
"자, 이제 말해봐," 세레나가 벤치에 앉으며 재촉했다.
리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어제 마르코를 만났던 일부터 엘리자의 이상한 질문까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세레나는 눈을 크게 뜨고 리아의 이야기를 들었다.
"운명의 수호자라..." 세레나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네 양어머니와 그 마르코가 과거에 알고 지냈다고? 이건 정말 미스터리네."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한 건 마르코가 케이든을 보는 눈빛이었어. 마치 그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았어."
세레나는 생각에 잠겼다. "케이든의 기억 상실이 단순한 사고 때문이 아닐 수도 있겠네. 어쩌면 의도적으로 그의 기억이 지워졌을지도 몰라."
리아는 그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왜?"
"그리고 네가 자신의 실만 자를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 다른 모든 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세레나가 궁금해했다. "그건 네가 특별하다는 뜻이야, 리아. 네 능력은 저주가 아닐 수도 있어."
리아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마르코도 그렇게 말했어. 일종의 보호 장치라고."
그 순간, 그들은 케이든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의 표정은 심각했다.
"안녕," 케이든이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 "리아, 세레나에게 다 말해줬어?"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설명하고 있었어."
케이든은 그들 옆에 앉았다. "오늘 아침에 이상한 일이 있었어. 학교로 오는 길에 누군가 나를 따라오는 것 같았어."
리아와 세레나는 놀란 표정으로 케이든을 바라보았다.
"어떤 사람이었어?" 리아가 물었다.
케이든은 고개를 저었다. "정확히 보지는 못했어. 하지만 그들이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어. 모두 검은색이었고... 어떤 문양이 있었던 것 같아."
세레나가 숨을 들이켰다. "운명의 수호자들?"
"아마도," 케이든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마르코를 만난 후에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
리아는 불안해졌다. "엘리자도 뭔가 알고 있어. 어젯밤에 새로 온 학생들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했어."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상황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 느꼈다.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해," 케이든이 결심한 듯 말했다. "오늘 방과 후에 다시 마르코를 찾아가는 게 어때?"
리아는 주저했다. "위험할 수 있어. 어젯밤에 누군가 마르코를 찾아왔잖아."
"하지만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 케이든이 말했다. "운명의 수호자들이 우리를 찾고 있다면,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해."
세레나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잠깐, 저기 봐."
리아와 케이든은 세레나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학교 정문 근처에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의 자세와 주변을 관찰하는 방식에는 뭔가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저 사람, 아침부터 계속 저기 서 있었어," 세레나가 속삭였다. "처음에는 그냥 누군가를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너무 오래 있어."
케이든의 표정이 굳어졌다.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아."
리아는 갑자기 모든 사람들 사이에 연결된 운명의 실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낯선 남자에게 집중했다. 그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실은 대부분 희미했지만, 놀랍게도 그와 학교 내의 누군가를 연결하는 강한 실이 있었다.
"저 사람, 학교 안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어," 리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 세레나가 물었다.
리아는 실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 실은 학교 건물로 이어졌고, 그 끝에는... 리아는 숨을 들이켰다.
"선생님 중 한 명이야," 그녀가 충격 받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사 선생님 그레이 씨와 연결되어 있어."
케이든과 세레나는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레이 선생님이 운명의 수호자와 연결되어 있다고?" 케이든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사이의 실이 매우 강해. 단순한 지인 관계가 아니야."
세레나가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더 복잡해졌네. 학교 안에도 그들의 사람이 있다니."
종소리가 울리고, 세 사람은 다음 수업을 위해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이미 다음 행동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방과 후에 만나자," 케이든이 속삭였다. "하지만 조심해. 특히 그레이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의 주변 세계가 점점 더 위험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케이든과 세레나와 함께라면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도 느꼈다.
다음 수업은 바로 그레이 선생님의 역사 수업이었다. 리아는 평소보다 더 긴장한 채 교실에 들어섰다. 그레이 선생님은 항상 엄격하고 차분했지만, 오늘은 그의 모든 행동이 리아에게 의심스럽게 보였다.
수업이 시작되고, 그레이 선생님은 고대 문명의 신화와 전설에 대해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지만, 리아는 그가 종종 자신과 케이든을 향해 시선을 던지는 것을 느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운명의 세 여신, 모이라이를 믿었습니다," 그레이 선생님이 설명했다. "클로토는 실을 잣고, 라케시스는 그 길이를 측정하며, 아트로포스는 실을 자릅니다. 그들은 모든 인간의 운명을 결정했죠."
리아는 깜짝 놀랐다. 운명의 실과 가위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오늘 수업 주제라니, 우연일까? 그녀는 케이든을 향해 불안한 시선을 보냈다. 케이든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흥미롭게도," 그레이 선생님이 계속했다. "많은 문화권에서 운명을 조작하려는 시도는 신성모독으로 여겨졌습니다.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였죠."
그의 시선이 리아에게 고정되었다. 리아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 세레나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그럼 운명은 완전히 고정된 건가요? 변화할 가능성은 없나요?"
그레이 선생님은 세레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흥미로운 질문이군요, 세레나 양. 일부 철학자들은 운명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종종... 위험하다고 여겨졌죠."
"왜 위험한가요?" 세레나가 계속 물었다.
"질서가 무너지니까요," 그레이 선생님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아는 그레이 선생님의 말이 단순한 역사 수업을 넘어 자신에게 직접적인 경고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에서 은빛 가위를 소환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녀는 그 충동을 억눌렀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교실을 나갈 때, 그레이 선생님이 리아를 불렀다.
"리아 양,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리아는 불안한 눈빛으로 케이든과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케이든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밖에서 기다리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리아는 천천히 그레이 선생님의 책상으로 다가갔다. "네, 선생님?"
그레이 선생님은 리아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지만, 동시에 어딘가 슬픔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최근에 역사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군요," 그가 말했다. "특히 신화와 전설에."
리아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네, 흥미롭네요."
"혹시 학교 도서관에서 특별한 책을 찾고 있나요?" 그레이 선생님이 물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말해주세요."
리아는 그의 질문이 단순한 관심인지, 아니면 그녀의 행동을 탐색하려는 시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아직은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그레이 선생님은 잠시 침묵했다. 그는 책상 위의 펜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리아 양, 가끔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우리를 보호하기도 합니다. 너무 많은 질문은 때로 위험할 수 있어요."
리아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히 경고였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
그레이 선생님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는 그의 눈까지 닿지 않았다. "곧 이해하게 될 거예요. 이제 가보세요.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리아는 서둘러 교실을 나왔다. 복도에서 케이든과 세레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세레나가 속삭였다.
리아는 그레이 선생님이 한 말을 전했다. 케이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확실히 뭔가를 알고 있어," 케이든이 말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
"하지만 그가 운명의 수호자인지, 아니면 우리를 돕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 세레나가 덧붙였다.
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더 조심해야 해. 이제 학교도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
세 사람은 마지막 수업이 끝날 때까지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방과 후, 그들은 학교 뒤편에서 만나 다음 행동을 논의했다.
"마르코에게 다시 가야 해," 케이든이 주장했다. "그가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리아는 망설였다. "하지만 그레이 선생님의 경고를 무시해도 될까? 너무 위험할 수 있어."
세레나가 중재했다. "둘 다 맞아. 우리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더 조심해야 해. 내 생각에는 셋이 함께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리아와 케이든은 동의했다. 그들은 학교를 나와 마을 외곽을 향해 걸었다. 이번에는 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이동했다.
숲으로 들어서자 리아는 갑자기 불안감을 느꼈다. 그녀는 운명의 실이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실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 리아가 속삭였다. "운명의 실들이... 흔들리고 있어."
케이든과 세레나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숲은 평소보다 더 조용했다. 새소리도,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아," 케이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 사람은 걸음을 재촉했다. 마르코의 오두막이 가까워질수록, 리아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마침내 오두막이 보였을 때, 그들은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했다.
오두막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내부는 엉망이었다. 책과 물건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마르코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세레나가 숨을 들이켰다.
케이든이 먼저 오두막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리아와 세레나도 그를 따랐다. 내부는 마치 폭풍이 휩쓸고 간 것 같았다. 책장은 쓰러져 있었고, 천장에 매달려 있던 실들은 잘려 나가 있었다.
"마르코!" 리아가 불렀지만, 대답은 없었다.
케이든이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을 살폈다. "누군가 뭔가를 찾고 있었던 것 같아. 특정한 문서나 책을..."
리아는 오두막 뒤편의 비밀 통로로 향했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통로는 어둡고 조용했다.
"마르코가 이 통로로 도망쳤을까?" 세레나가 물었다.
리아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는 통로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건 좋지 않아," 케이든이 말했다. "운명의 수호자들이 마르코를 찾아낸 것 같아."
리아는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했다. 비밀 통로 입구 근처 바닥에 작은 종이 조각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것은 찢어진 노트의 일부였다.
"'리아에게,'" 그녀가 종이에 적힌 글을 읽었다. "'위험해. 신전으로 가지 마. 오라클이...'"
나머지 부분은 찢어져 있었다. 리아는 케이든과 세레나에게 쪽지를 보여주었다.
"신전? 오라클?" 세레나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케이든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오라클이 운명의 수호자들의 지도자인 것 같아. 그리고 신전은 아마도 그들의 본부겠지."
리아는 쪽지를 다시 읽었다. "마르코는 우리가 오라클을 찾아가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어. 하지만 왜?"
세 사람은 오두막을 더 자세히 수색했지만, 마르코나 그의 행방에 대한 단서는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실망과 불안함을 안고 오두막을 나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세레나가 물었다.
리아는 깊게 생각했다. "마르코가 잡혔다면, 그를 도와야 해.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케이든이 갑자기 멈춰 섰다. 그의 눈이 무언가를 포착한 듯했다. "저기 봐."
리아와 세레나는 케이든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숲 속 깊은 곳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그것은 랜턴이나 횃불 같았다.
"누군가 있어," 리아가 속삭였다.
"마르코일까?" 세레나가 희망을 담아 물었다.
케이든은 확신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확인해봐야 해. 하지만 조심해야 해."
세 사람은 조용히 불빛을 향해 다가갔다. 숲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그들은 발 밑의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에도 긴장했다.
불빛이 가까워질수록, 그들은 누군가가 작은 모닥불 주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노인이었다. 마르코가 아닌, 다른 노인.
"타이터스 씨?" 리아가 놀라서 말했다.
노인은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아, 리아. 그리고 네 친구들. 기다리고 있었단다."
세 사람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타이터스는 마을에서 가끔 보던 조용한 노인이었다. 그는 항상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곤 했지만, 리아는 그가 운명의 실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다고요?" 케이든이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타이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마르코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너희가 곧 그를 찾으러 올 거라고 생각했단다."
리아는 조심스럽게 모닥불 쪽으로 다가갔다. "마르코를 아세요?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세요?"
타이터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주름진 얼굴이 모닥불 빛에 더욱 깊게 패여 보였다. "운명의 수호자들이 그를 데려갔다. 오라클의 명령으로."
"오라클이요?" 세레나가 물었다. "그게 누구예요?"
타이터스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불꽃이 그의 눈에 반사되어 이상한 빛을 만들어냈다. "오라클은 운명의 수호자들의 지도자다. 그는 운명의 질서를 지킨다고 자처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명을 통제하려 한다."
케이든이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당신은 누구시죠?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알고 계신 거예요?"
타이터스는 케이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인식과 슬픔이 섞여 있었다. "나는 오래전에 운명의 실을 연구했던 사람이다. 마르코의 스승이기도 했지."
리아는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그럼 제 능력에 대해서도 알고 계신 거예요? 운명의 가위에 대해서요?"
타이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네 능력은 매우 특별하다, 리아.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오라클이 너를 두려워하는 이유지."
"저를 두려워한다고요?" 리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운명의 가위는 운명의 실을 자를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오라클이 수 세기 동안 구축해온 질서를 위협한다," 타이터스가 설명했다. "그는 운명이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지만, 너의 능력은 운명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세레나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그래서 그레이 선생님이 오늘 수업 시간에 운명을 조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 거군요."
타이터스는 눈을 빛냈다. "그레이... 그는 오라클의 오른팔이다. 그가 학교에 있다면,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구나."
케이든이 초조하게 물었다. "마르코는 어디 있나요? 그를 구할 수 있을까요?"
타이터스는 고개를 저었다. "마르코는 오라클의 신전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매우 위험해. 너희가 지금 그곳에 가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리아는 좌절감을 느꼈다. "하지만 마르코를 그냥 둘 수는 없어요. 그는 저희를 도우려다 잡혔어요."
타이터스는 리아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네 운명은 너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리아. 하지만 때로는 기다리는 것도 지혜의 일부다."
그의 말은 카페에서 리아에게 했던 말과 같았다. 리아는 그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레나가 물었다.
타이터스는 모닥불에 작은 나뭇가지를 던지며 말했다. "먼저 너희 자신을 준비해야 한다. 리아, 네 능력을 더 잘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해. 케이든, 너는 네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세레나, 너에게도 특별한 역할이 있을 거야."
세 사람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타이터스의 말은 모호했지만, 그의 눈빛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죠?" 리아가 물었다.
타이터스는 주머니에서 작은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수정으로 만든 작은 펜던트였다. "이것은 운명의 렌즈다. 이를 통해 운명의 실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 능력을 더 정확하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펜던트를 리아에게 건넸다. 리아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았다. 펜던트는 손에 들자마자 따뜻하게 느껴졌고, 희미한 빛을 발했다.
"그리고 이것은," 타이터스가 케이든에게 작은 나침반을 건네며 말했다. "네 과거로 이어지는 길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 때로는 진실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레나에게 작은 거울을 건넸다. "네 안에는 특별한 능력이 잠들어 있다, 세레나. 이 거울은 그것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 사람은 타이터스가 준 물건들을 살폈다. 그것들은 평범해 보였지만, 동시에 이상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이제 가거라," 타이터스가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그리고 기억해라. 운명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능성의 강이다. 네 가위는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리아."
세 사람은 타이터스에게 감사를 표하고 숲을 떠났다. 그들은 각자 타이터스가 준 물건을 소중히 간직하며, 그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리아는 펜던트를 통해 운명의 실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실들이 훨씬 더 선명하게 보였고, 그녀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패턴과 연결을 볼 수 있었다.
"믿을 수 없어," 리아가 속삭였다. "이 렌즈를 통해 보니 모든 게 달라 보여."
케이든은 나침반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바늘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 것은... 아직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아."
세레나는 거울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반영을 바라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내 안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무슨 말일까?"
리아는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렌즈를 통해 그들 사이의 실이 이전보다 더 강하고 밝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친구 이상의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었다.
"우리는 함께 이것을 헤쳐나갈 거야," 리아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마르코를 구하고, 오라클에 맞서고, 진실을 찾아낼 거야."
케이든과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에는 같은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들은 아직 많은 것을 모르고 있었지만,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은 마을 가장자리에 도착했을 때 헤어지기로 했다. 너무 오랫동안 함께 있는 것은 의심을 살 수 있었다.
"내일 학교에서 만나자," 리아가 말했다. "그때까지 타이터스가 준 물건들을 연구해보자."
세 사람은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리아는 펜던트를 목에 걸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엘리자가 기다리고 있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집은 조용했다. 엘리자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리아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문을 잠갔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펜던트를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운명의 실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케이든을 연결하는 실을 찾아보았다. 그 실은 여전히 강하게 빛나고 있었고, 멀리 케이든의 집 방향으로 뻗어 있었다.
'내 운명은 내가 선택한다,' 리아는 타이터스의 말을 되새겼다. '그리고 내 선택은 마르코를 구하고, 진실을 찾는 것이야.'
그녀는 손끝에서 은빛 가위를 소환했다. 렌즈를 통해 보니, 가위는 이전보다 더 선명하고 강력해 보였다. 리아는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이 저주가 아닌 선물일 수 있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오라클이 나를 두려워한다면,' 그녀는 생각했다. '그것은 내 능력이 그의 통제를 벗어날 만큼 강력하다는 뜻이야.'
이 생각은 리아에게 새로운 용기와 결의를 주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능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법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창밖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리아는 경계하며 창가로 다가갔다. 그녀는 렌즈를 통해 정원을 살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곧 그녀는 정원 가장자리에 서 있는 어떤 형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작은 소녀였다. 13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리아의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창가의 리아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 듯했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손을 들어 리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리아는 혼란스러웠지만, 본능적으로 소녀에게 손을 흔들어 응답했다. 소녀는 미소를 지었고, 그 순간 리아는 그녀와 자신 사이에 희미한 운명의 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저 소녀는 누구지?' 리아는 생각했다. '그리고 왜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 걸까?'
소녀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손을 흔들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리아는 창가에 서서 한동안 그 방향을 바라보았지만, 소녀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리아는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오늘 하루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그녀의 마음은 새로운 질문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이전보다 더 강한 결의를 느꼈다.
'내일,' 그녀는 생각했다. '내일 우리는 더 많은 답을 찾을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마르코를 구하고, 오라클에 맞설 거야.'
그렇게 리아는 새로운 희망과 결의를 안고 잠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꿈 속에서, 운명의 실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턴으로 춤을 추었고, 그 중심에는 항상 케이든과 그녀, 그리고 이제는 낯선 소녀의 모습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