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 예언의 시작**

천장 높은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고요한 공간에 울려 퍼졌다. 머린의 비밀 연구실은 마법 학교의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했다. 벽면을 따라 늘어선 마법 촛불들이 푸른빛을 발하며 공간을 은은하게 밝혔고, 그 빛 아래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고서들이 빽빽하게 꽂힌 책장들이 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엘리나는 머린의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오며 연구실의 모습에 놀란 눈을 깜빡였다. 그녀의 뒤로는 테오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살피며 걸어왔다. 페이지는 작은 불꽃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그들 주위를 날아다니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연구실을 관찰했다.

"이런 곳이 학교 아래 있었다니 믿기지 않아요," 엘리나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긴 갈색 머리카락이 촛불 빛에 반사되어 붉은 기운을 띠었다. 평소에는 밝게 빛나던 그녀의 에메랄드 눈동자가 지금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어두워져 있었다.

머린은 연구실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원형 테이블로 다가가며 말했다. "이곳은 수백 년 동안 마법 학교의 비밀로 남아 있었소. 오직 선택받은 사서들만이 이 공간의 존재를 알고 있지."

테오는 책장에 꽂힌 고서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물었다. "이 모든 책들이... 금지된 마법에 관한 것들인가요?" 그의 단정한 검은 머리와 날카로운 턱선이 푸른 촛불 빛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기사 견습생의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자세와 말투에서는 어딘가 고귀한 기품이 느껴졌다.

"금지된 것도 있고, 잊혀진 것도 있지," 머린이 대답했다. 그의 긴 회색 수염이 움직일 때마다 푸른 빛이 반사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오."

머린은 테이블 위에 놓인 커다란 책을 가리켰다. 그 책의 표지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빛을 발했고, '시간의 문'이라는 제목이 고대 문자로 새겨져 있었다.

"와! 이 책에서 마법 에너지가 파도처럼 흘러나오고 있어!" 페이지가 책 주위를 날아다니며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작은 요정의 몸에서 발산되는 붉은 빛이 책의 푸른 기운과 만나 보라색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머린은 조심스럽게 책을 열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공기 중에 마법의 파동이 퍼져나갔고, 엘리나는 그 에너지의 흐름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마치 색색의 실들이 공중에 춤추는 것 같았다.

"이 고대 마법서에서 '잊혀진 마법의 세계'와 '시간의 수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발견했소," 머린이 특정 페이지에서 멈추며 말했다. 책에는 다양한 차원의 세계를 연결하는 복잡한 도표와 고대 문자들이 가득했다.

"잊혀진 마법의 세계라고요?" 엘리나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 너머에, 한때는 마법의 근원이 되었던 차원이 존재하오. 그곳은 지금 우리 세계에서 일어나는 마법 소멸 현상의 원인과 해결책이 모두 있는 곳이지."

테오는 책의 도표를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그리고 시간의 수정은 무엇입니까?"

"시간의 수정은 마법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하는 고대 유물이오," 머린이 설명했다. "전설에 따르면, 그것은 마법의 균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

엘리나는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눈 주위를 만졌다. 금지된 숲에서 그림자 마법사 렉스의 공격으로부터 그들을 구했던 순간, 그녀의 눈에서 폭발한 빛의 기억이 생생했다.

"내 눈에 대해 더 말해주세요," 그녀가 조용히 요청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머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눈에는 오랜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네 눈은 '빛의 눈'이라 불리는 전설의 능력이오. 수천 년에 한 번 나타나는 이 능력은 마법의 근원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

"조절한다고요?" 엘리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렇소. 하지만..." 머린은 잠시 말을 멈추고 고대 마법서의 다른 페이지를 펼쳤다. 그곳에는 두 갈래로 나뉜 운명을 보여주는 그림이 있었다. 한쪽에는 빛으로 가득 찬 세계, 다른 쪽에는 어둠에 잠긴 세계가 그려져 있었다.

"고대 예언에 따르면, '빛의 눈'을 가진 이는 세계를 구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고 하오."

엘리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테오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테오가 부드럽게 말했다.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페이지가 엘리나의 앞에 날아와 작은 손을 그녀의 뺨에 대었다. "엘리나, 네 마음은 순수해. 네가 세계를 파괴할 리 없어."

엘리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내가 정말 이런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머린은 마법서의 다른 페이지로 넘기며 말을 이었다. "시간의 수정을 찾아 마법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하오. 하지만 잊혀진 마법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포털이 필요하지."

"그 포털은 어디에 있나요?" 테오가 물었다.

"엘프우드 숲 깊은 곳에 포털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전해지오," 머린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할 것이오. 마법 상인 다리오를 찾아야 하오. 그는 차원 간 이동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지."

이때 연구실의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긴장한 채 그쪽을 바라보았다. 계단을 내려오는 인영이 서서히 드러났다. 갈색 곱슬머리를 가진 소녀가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디디고 있었다.

"올리비아!" 엘리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외쳤다.

올리비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연구실로 들어섰다. 그녀의 품에는 두꺼운 노트와 몇 개의 약초 주머니가 안겨 있었다.

"미안해, 너희들이 갑자기 사라져서 걱정됐어," 올리비아가 말했다. "머린 선생님이 너를 데려간 것을 보고 따라왔어."

머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올리비아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소. 그녀의 치유 마법은 여정에서 큰 도움이 될 테니."

올리비아는 테이블에 놓인 마법서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엘리나, 네 눈에서 빛이 났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고 있어."

엘리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올리비아, 너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줄게. 하지만... 이건 위험한 일이 될 거야."

올리비아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네 친구야, 엘리나. 어떤 일이 있어도 널 돕겠어."

테오가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엘프우드 숲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을 테니까요."

머린은 테이블 위에 지도를 펼쳤다. "학교에서 엘프우드 숲까지는 3일의 여정이 필요하오. 하지만 문제는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아델라의 추종자들이 너희를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오."

"아델라요?" 테오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머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마법 의회의 수장이오. 겉으로는 마법 세계의 수호자로 알려져 있지만, 내 조사에 따르면 그녀가 비밀리에 마법 소멸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증거가 있소."

"하지만 왜요?" 엘리나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알아내야 할 것이오," 머린이 대답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가 너의 '빛의 눈' 능력에 대해 알게 되면 너를 제거하려 할 것이라는 점이오."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엘리나는 자신의 평범했던 삶이 단 하루 만에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모험으로 바뀌었는지 믿기 어려웠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녀는 마법 사용에 서툴러 자신감이 부족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의 운명이 그녀의 어깨에 놓여 있었다.

"나... 정말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엘리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난 마법 사용에도 서툴고, 항상 실수투성이였어요."

페이지가 엘리나의 앞에 날아와 눈을 마주쳤다. "엘리나, 네 안에는 네가 모르는 힘이 있어. 숲에서 렉스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구했던 것처럼."

테오도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미 그림자 마법사들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

올리비아는 엘리나의 손을 꼭 잡았다. "넌 항상 자신을 과소평가해왔어. 하지만 난 네 진짜 능력을 알아. 네가 그림으로 마법 에너지를 표현하는 방식은 정말 특별해."

엘리나는 친구들의 격려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들의 믿음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럼... 어떻게 학교를 빠져나가죠?" 엘리나가 물었다.

머린은 지도의 특정 부분을 가리켰다. "학교 뒤편의 오래된 정원에는 비밀 통로가 있소. 그곳을 통해 학교 경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오. 올리비아는 여기 남아 너희의 부재를 커버하고, 내가 필요한 정보를 계속 제공할 것이오."

올리비아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어. 학교에서 아델라의 추종자들을 감시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게."

"그럼 언제 출발하면 좋을까요?" 테오가 물었다.

"내일 새벽이 가장 좋을 것이오," 머린이 대답했다. "밤의 어둠이 아직 남아있을 때 움직이면, 발각될 위험이 적을 것이오."

엘리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질문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눈에 담긴 특별한 능력은 축복일 수도, 저주일 수도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것이 세계를 구할 유일한 희망이었다.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으니, 필요한 것들을 챙겨야 하오," 머린이 말했다. "엘리나, 너의 스케치북은 반드시 가져가거라. 그것이 네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오."

엘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가방에 들어있는 스케치북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그녀가 지난 몇 년간 그린 마법 에너지의 흐름을 담은 그림들이 가득했다. 그녀는 그것이 단순한 취미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기 시작했다.

"테오, 너는 무기와 생존 도구를 준비하거라," 머린이 계속해서 지시했다. "페이지, 너의 요정 마법은 여정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오. 특히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오."

페이지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다. "내가 최고의 안내자가 되어줄게! 요정의 감각은 어떤 위험도 놓치지 않아!"

그때, 연구실 위쪽에서 갑작스러운 소음이 들렸다. 모두가 긴장한 채 위를 올려다보았다.

"누군가 오고 있어요," 올리비아가 속삭였다.

머린은 재빨리 테이블 위의 마법서를 닫고, 벽면의 비밀 서가로 돌려놓았다. "서둘러 숨어야 하오. 아마도 순찰 중인 교수일 테니."

테오는 재빨리 엘리나의 손을 잡고 책장 뒤로 숨었다. 페이지는 작은 불빛으로 변해 엘리나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올리비아는 테이블 위에 놓인 약초들을 정리하는 척하며 평소처럼 행동하려 노력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엘리나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테오의 손은 본능적으로 허리에 찬 단검을 향해 움직였다.

계단 아래로 한 인영이 나타났다. 우아한 보라색 로브를 입은 여성이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날카로운 눈빛이 연구실을 훑었다.

"머린 교수," 여성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학생과 함께 있다니 놀랍군요."

머린은 침착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델라 의회장님,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 올리비아는 약초학 특별 과제를 위해 도움을 청했을 뿐입니다."

엘리나는 숨을 죽이며 책장 틈으로 그 여성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바로 마법 의회의 수장 아델라였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고대 문양이 새겨진 문신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엘리나의 '빛의 눈'으로 보니, 그 문신 주위로 어두운 마법 에너지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런가요?" 아델라가 의심스러운 눈길로 연구실을 둘러보았다. "오늘 학교에서 이상한 마법 에너지가 감지되었다고 보고받았습니다. 혹시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있으신가요?"

머린은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특별히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주의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아델라는 잠시 머린의 눈을 날카롭게 바라보다가, 시선을 올리비아에게 돌렸다. "학생, 최근에 특이한 일을 목격한 적이 있나요?"

올리비아는 가능한 한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하며 대답했다. "아니요, 의회장님. 저는 그저 약초학 과제에 집중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아델라는 잠시 더 연구실을 살펴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하지만 이상한 일이 발생하면 즉시 보고하도록 하세요. 마법 에너지의 균형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물론입니다, 의회장님," 머린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아델라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의심스러운 눈길을 던진 후, 계단을 올라갔다. 그녀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 안전합니다," 머린이 마침내 말했다.

엘리나와 테오는 숨겨진 곳에서 나왔고, 페이지도 다시 엘리나의 주머니에서 나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녀가 바로 아델라군요," 엘리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손에 있는 문신... 어두운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어요."

머린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의심하던 것이오. 그녀는 마법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는 것 같소."

"그렇다면 더욱 서둘러야겠군요," 테오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머린은 모두에게 진지한 눈길을 던졌다. "이제 위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소. 내일 새벽, 비밀 통로를 통해 학교를 떠나 엘프우드 숲으로 향하시오. 다리오를 찾아 잊혀진 마법의 세계로 가는 포털을 열어야 하오."

엘리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평범했던 삶은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 그녀 앞에는 위험천만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세계를 구할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녀는 기꺼이 그 길을 걸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할 수 있어요," 엘리나가 마침내 결심한 듯 말했다. "우리가 함께라면, 시간의 수정을 찾아내고 마법 소멸을 막을 수 있을 거예요."

테오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존경과 무언가 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함께하겠습니다, 끝까지."

페이지는 기쁘게 그들 주위를 날아다니며 외쳤다. "우리는 최고의 팀이야!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어!"

올리비아는 엘리나를 꼭 안아주었다. "조심해, 엘리나. 내가 여기서 너희를 지원할게."

머린은 엘리나에게 작은 수정 구슬을 건넸다. "이것을 가져가거라. 위험할 때 이 구슬을 통해 나에게 연락할 수 있을 것이오."

엘리나는 구슬을 받아들고 가방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그것은 결의와 용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내일 새벽, 우리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테오가 말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이 순간 그들의 운명이 서로 얽히기 시작했고, 그들이 함께 쓰게 될 이야기는 마법 세계의 역사를 영원히 바꾸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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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새벽,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시간에 엘리나는 자신의 방에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배낭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겼다. 스케치북, 연필, 머린이 준 수정 구슬, 그리고 몇 가지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

창밖으로 보이는 마법 학교의 풍경은 평화로웠다. 이슬이 맺힌 잔디와 아침 안개에 둘러싸인 고딕 건물들은 마치 다른 세계의 것처럼 보였다. 엘리나는 이 모든 것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그녀의 방 문을 조용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올리비아가 서 있었다.

"준비됐어?" 올리비아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엘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한 한."

올리비아는 작은 주머니를 엘리나에게 건넸다. "이건 내가 만든 치유 약초야. 다치면 바로 사용해."

"고마워, 올리비아," 엘리나가 친구를 꼭 안아주었다. "조심해. 아델라가 의심하기 시작했어."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난 그냥 약초에 미친 학생일 뿐이야. 아무도 날 의심하지 않을 거야."

두 친구는 마지막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오랫동안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사람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야 해," 엘리나가 마침내 말했다. "테오와 페이지가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올리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행운을 빌어, 엘리나. 네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모든 것을 지킬게."

엘리나는 배낭을 어깨에 메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복도는 고요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머린이 알려준 경로를 따라 학교의 뒤편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에 도착하자 테오와 페이지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테오는 여행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었고, 허리에는 날카로운 단검이 차여 있었다. 페이지는 작은 불빛으로 변해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늦지 않았군요," 테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준비됐어?" 페이지가 엘리나의 앞에 날아와 물었다.

엘리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응, 가자."

그들은 정원 구석에 있는 오래된 석상으로 향했다. 머린의 설명에 따르면, 그 석상 뒤에 비밀 통로가 있다고 했다. 테오가 석상을 조심스럽게 밀자, 놀랍게도 석상이 쉽게 움직였고, 그 뒤로 어두운 통로가 나타났다.

"와, 정말 있었네!" 페이지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테오는 작은 랜턴에 불을 켜고 앞장섰다. "조심하세요. 이 통로가 얼마나 안전한지 알 수 없습니다."

엘리나는 마지막으로 학교를 돌아보았다. 지난 몇 년간 그녀의 집이었던 이곳을 떠나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잘 있어,"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리고 테오와 페이지를 따라 어두운 통로로 들어섰다.

통로는 좁고 습했지만, 예상보다 길지 않았다. 약 10분 정도 걸은 후, 그들은 학교 경계 너머의 작은 숲에 도착했다. 이제 그들의 진짜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엘프우드 숲까지는 3일 정도 걸릴 거예요," 테오가 지도를 확인하며 말했다. "가능한 한 주요 도로는 피해야 합니다."

엘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그것은 결의와 용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담긴 특별한 능력, '빛의 눈'은 세계를 구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축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 가자," 엘리나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의 수정을 찾아서 마법 소멸을 막아야 해."

테오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함께하겠습니다, 끝까지."

페이지는 기쁘게 그들 주위를 날아다니며 외쳤다. "우리는 최고의 팀이야!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어!"

그렇게 세 사람은 아침 햇살이 숲을 물들이기 시작할 때, 엘프우드 숲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들 앞에는 위험천만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이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린의 비밀 연구실에서 그들은 '시간의 문'이라는 고대 마법서를 통해 '잊혀진 마법의 세계'와 '시간의 수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엘프우드 숲의 마법 상인 다리오를 찾아 잊혀진 마법의 세계로 가는 포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간의 수정을 찾아 마법 소멸을 막아야 한다.

아델라의 진정한 목적과 엘리나의 '빛의 눈' 능력의 비밀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여정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그들이 알고 있던 세계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것이다.

엘리나의 눈에서 잠시 푸른 빛이 반짝였다가 사라졌다. 그녀는 그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녀 안에 있는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힘은 마법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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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르카디아 왕궁에서는 루나 공주가 자신의 방에서 불안하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 테오가 마법 에너지의 이상 현상을 조사하러 떠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소식이 없었다.

"테오, 어디 있는 거야?" 루나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방 문을 조용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왕실 경비대장인 마커스가 서 있었다.

"공주님, 마법 의회에서 온 사신이 왕을 알현하길 원합니다," 마커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델라 의회장이 직접 오셨습니다."

루나의 눈이 커졌다. "아델라가 직접? 무슨 일이지?"

"그녀는 마법 학교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학생이 발견되었다고 보고하러 왔다고 합니다," 마커스가 대답했다. "그 학생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루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것이 테오의 임무와 관련이 있을까? 그녀는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마커스. 나도 그 알현에 참석할게요."

마커스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조심하세요, 공주님. 최근 아델라의 행동이 의심스럽습니다."

루나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세요. 난 항상 조심하니까요."

루나는 왕실 복장을 갖추고 알현실로 향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빠 테오에 대한 걱정과 아델라의 의도에 대한 의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것의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오빠를 도울 방법을 찾을 것이다.

아르카디아 왕국의 운명은 이제 엘리나와 테오의 여정뿐만 아니라, 루나의 행동에도 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마법 소멸의 비밀과 '빛의 눈'의 힘이 있었다.

마법 세계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