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5**
마법 학술원의 웅장한 대리석 건물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테사는 피타와 함께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그녀의 마음은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왔지만, 이곳에서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
"정말 이곳에 오는 게 좋은 생각일까?" 테사가 피타에게 속삭였다. 루나리스 가문의 막내딸이라는 신분은 그녀에게 학술원 출입 자격을 주었지만, '마력 결핍자'라는 낙인은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녔다.
피타는 테사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녀의 갈색 눈은 언제나처럼 따뜻했다. "당신의 능력은 특별해요. 이곳에서 그 비밀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테사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피타의 말이 맞았다. 그녀의 새로운 능력, '마법의 잔해'를 되살리는 이 신비한 힘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다.
학술원의 거대한 도서관은 천장까지 빼곡히 책으로 채워져 있었다. 햇빛이 높은 창문을 통해 들어와 책장 사이로 황금빛 줄기를 만들었다. 테사와 피타는 경외심을 느끼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두 사람은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책장 사이에서 젊은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갈색 머리카락을 헝클어진 채로 두고 있었고, 안경 너머로 호기심 어린 녹색 눈이 빛났다. 그의 옷은 잉크 얼룩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저는 레오 다르빈입니다. 마법 역사학 연구생이죠."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테사는 잠시 망설였다. 그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현명할까? 하지만 어차피 숨길 수 없는 일이었다.
"테사 루나리스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제 친구 피타고요."
레오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루나리스 가문의... 아, 실례했습니다." 그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무엇을 찾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테사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잊혀진 마법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어요. 특히 마법 물체를 되살리는 능력에 관한 것이요."
레오의 얼굴이 밝아졌다. "정말 흥미로운 주제군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마침 그 분야를 연구하고 있거든요."
그는 두 사람을 도서관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다. 오래된 책들이 쌓여있는 작은 연구실에 도착하자, 레오는 열정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마법의 잔해를 감지하고 되살리는 능력은 극히 희귀합니다. 고대 문헌에 따르면, 이런 능력은 마법의 본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고 해요."
테사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레오는 계속해서 여러 책을 꺼내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의 지식은 방대했고, 테사는 점점 더 그의 설명에 빠져들었다.
"이 책에 따르면," 레오가 오래된 가죽 장정의 책을 조심스럽게 펼쳤다. "마법의 잔해를 되살리는 능력은 단순히 물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 물체에 깃든 과거의 기억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해요. 당신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계신가요?"
테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경험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물건을 되살릴 때마다, 그 물건의 과거가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대화가 깊어지는 동안, 피타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문득 창가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그 남자는 깊은 파란색 눈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옷차림은 고급스러웠고, 세룰리안 가문의 문장이 그의 망토에 새겨져 있었다.
피타는 재빨리 테사의 팔을 잡아당겼다. "테사,"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세룰리안 가문의 누군가가 여기 있어요."
테사는 대화를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그녀의 시선이 창가의 남자와 마주쳤다. 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테사는 긴장했다. 루나리스와 세룰리안 가문은 오랜 세월 적대 관계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남자는 그들 앞에 멈춰 섰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나이는 테사와 비슷해 보였다. 그의 얼굴은 조각처럼 뚜렷했고, 입가에는 미소가 어렸다.
"테오 세룰리안입니다." 그가 공손하게 인사했다. "루나리스 가문의 분이 여기 계실 줄은 몰랐네요."
테사는 차갑게 대답했다. "마법 학술원은 모든 가문에 열려 있다고 알고 있어요."
테오는 그녀의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물론이죠. 실례했다면 사과드립니다. 다만..."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당신이 최근 마법 물체를 되살리는 능력을 보였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학문적 관점에서 매우 흥미롭더군요."
테사는 놀랐다. 그녀의 능력에 대한 소문이 이미 세룰리안 가문까지 퍼진 것일까? 그녀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대답했다.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이죠."
"아마도요." 테오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하지만 진실이라면, 그것은 매우 특별한 능력입니다. 우리 가문의 문헌에도 그런 능력에 대한 기록이 있거든요."
테사는 그의 말에 관심이 생겼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세룰리안 가문을 신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정보는 그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테사," 레오가 끼어들었다. "테오는 마법 이론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그의 논문 몇 편을 읽어봤는데, 정말 뛰어나더군요."
테오는 레오에게 감사의 미소를 보냈다. "과찬이십니다, 다르빈 씨. 사실 저는 마법의 본질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테사 씨의 능력이 제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테사는 여전히 의심스러웠지만, 호기심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어떤 이론인가요?"
테오의 눈이 빛났다. "마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형된다는 이론입니다. 루나리스 가문의 마법력이 쇠퇴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생각에는 그저 형태가 변했을 뿐이죠. 당신의 능력이 바로 그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말은 테사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녀도 비슷한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세룰리안 가문의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이 안전할까?
그들의 대화는 갑자기 도서관 한쪽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기침 소리에 중단되었다. 모두가 그 방향을 바라보자, 중년의 남성이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왕실의 문장이 새겨진 정교한 로브를 입고 있었다.
"도리안 경," 테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왕실 마법 고문이십니다."
도리안은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에는 날카로운 경계심이 깃들어 있었다.
"흥미로운 모임이군요," 그가 차갑게 말했다. "루나리스와 세룰리안이 함께 있다니. 오랜만에 보는 광경입니다."
테사는 본능적으로 그를 경계했다. 도리안의 시선이 그녀를 평가하는 듯했다.
"단순한 학문적 대화였습니다, 도리안 경." 테오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도리안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그의 눈까지 닿지는 않았다. "물론이겠지요. 하지만 마법의 균형은 섬세한 문제입니다. 특히..." 그의 시선이 테사에게 고정되었다. "예측할 수 없는 능력이 관련될 때는 더욱 그렇지요."
테사는 그의 말이 위협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똑바로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제 능력은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잊혀진 것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뿐이죠."
"그럴까요?" 도리안이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때로는 잊혀진 것들이 그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루나리스 양."
긴장된 침묵이 흘렀다. 도리안은 마지막으로 그들을 한 번 더 살펴본 후 천천히 돌아섰다. 그가 멀어지자, 테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심하세요," 테오가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도리안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당신의 능력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것은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테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능력이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테오,"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로 우리 가문들이 과거에 어떤 관계였는지 알고 있나요?"
테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저희 가문의 공식 역사에는 루나리스와 세룰리안이 항상 경쟁 관계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변을 살펴본 후 목소리를 더 낮췄다. "가끔 다른 이야기를 암시하는 오래된 문서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확실한 것은 없지만, 두 가문 사이에 더 복잡한 역사가 있을 수 있어요."
테사는 그의 말을 곱씹었다. 만약 루나리스와 세룰리안 가문 사이에 숨겨진 역사가 있다면, 그것이 그녀의 능력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더 알아보고 싶다면," 테오가 계속했다. "다음 주에 저희 가문에서 마법 연구 모임을 개최합니다. 원하신다면 초대하고 싶습니다."
테사는 놀랐다. 세룰리안 가문의 저택으로 초대받다니! 그것은 함정일까, 아니면 진정한 협력의 손길일까?
"생각해볼게요," 그녀가 신중하게 대답했다.
테오는 미소를 지었다. "좋습니다. 생각이 정해지면 알려주세요." 그는 공손하게 인사한 후 떠났다.
테사, 피타, 레오는 도서관을 나와 학술원의 넓은 정원으로 향했다. 오후의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그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피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테사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그의 정보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세룰리안 가문이 우리 가문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알아내야 해."
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하지만 테오는 학자로서 평판이 좋습니다. 그가 순수하게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요."
테사는 멀리 보이는 학술원의 탑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한편으로는 테오의 제안이 위험해 보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그녀의 능력과 가문의 비밀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었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피타가 물었다.
테사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해. 그리고..." 그녀의 눈이 결의에 찼다. "내 능력을 더 발전시켜야 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준비되어 있어야 해."
그들이 학술원을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테사는 자신이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의 능력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목적을 발견하는 것이 그녀의 운명이었다.
학술원의 문을 나서며, 테사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높은 창문 뒤로 도리안이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차갑고 계산적이었다. 테사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이제 주의해야 할 적이 하나 더 생겼음을 알았다.
"가자," 그녀가 피타에게 말했다. "집에 가서 다음 계획을 세워야 해."
두 사람은 학술원을 떠났지만, 테사의 마음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었다. 테오의 말, 도리안의 경고, 레오의 정보...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능력이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녀는 더 강해져야 했다.
루나리스 영지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테사는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여정이 그녀를 어디로 이끌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