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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입학 첫날, 미스트헤이븐 고등학교의 복도는 학생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새 학기의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세 명의 소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혼란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검은 가죽 장갑을 꼼꼼히 낀 채 복도를 걸어가는 올리비아 베넷은 주변 학생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피했다. 그녀의 짙은 갈색 머리카락은 얼굴을 가리듯 늘어져 있었고, 평범한 후드티와 청바지 차림은 마치 군중 속에 숨기 위한 위장처럼 보였다. 목에 걸린 앤티크 펜던트만이 그녀의 유일한 장식이었다. 그 펜던트는 '감정 흡수자'의 상징을 새긴 할머니의 유품으로, 이 지역에서 수세기 동안 내려온 '감정 다루기'의 전통을 상기시켰다.

'오늘만 무사히 넘기자. 그냥 아무도 만지지 말고, 아무에게도 만져지지 말자.'

올리비아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 양쪽의 감정을 모두 흡수하게 된 이후, 그녀는 타인의 감정을 흡수하는 이상한 능력이 생겼다. 피부 접촉만으로도 다른 사람의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왔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장갑을 끼고 다녔다. 그것은 보호막이자 감옥이었다.

복도 반대편에서는 헤일리 장이 빈티지 스케치북을 가슴에 꼭 안은 채 조심스럽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는 끊임없이 주변을 살폈고, 단정하게 묶은 검은 머리는 그녀의 날카로운 턱선을 더욱 부각시켰다. 손목에 찬 별자리 팔찌가 형광등 아래서 희미하게 빛났다. 그 팔찌는 미스트헤이븐 지역에서 '예지자'로 알려진 이들이 전통적으로 착용하는 것으로, 별의 움직임과 미래의 흐름을 연결한다는 오래된 믿음을 담고 있었다.

헤일리는 복도 중간쯤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갑자기 스케치북을 열어 연필로 무언가를 급하게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마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것처럼 빠르게 종이 위를 움직였다. 완성된 그림은 불길하게 타오르는 건물이었다. 6개월 전 친구 에이든의 자살을 예견했음에도 막지 못했던 그녀는 이제 이런 불길한 환영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그거니?"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헤일리는 화들짝 놀라 스케치북을 닫았다. 상담 선생님이었다.

"오늘 방과 후에 트라우마클럽 첫 모임이 있어. 네가 참석하기로 약속했잖니. 미스트헤이븐의 재단이 특별히 승인한 프로그램이야."

헤일리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학교에 남기 위한 조건이었으니까.

한편, 학교의 인기인 맥켄지 테일러는 체어리더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밝게 웃고 있었다. 완벽하게 스타일링된 금발 웨이브 머리와 세련된 옷차림, 그리고 항상 밝은 미소를 짓는 그녀는 누가 봐도 아무 문제 없는 완벽한 학생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끊임없이 손목의 다양한 색상의 실 팔찌들을 만지작거렸다. 각 색상은 미스트헤이븐 지역의 오래된 '기억 의식'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이 지역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이들이 자신의 기억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었다.

"맥켄지, 너 새 클럽 가입한다며? 뭐였지? 트라우마클럽?"

친구의 질문에 맥켄지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그냥 호기심에. 좋은 대학 원서에 봉사활동으로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녀는 말을 이어갔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그 클럽에 가입하려고 했지? 분명 아침에 결정했는데...'

맥켄지는 또 다시 찾아온 기억의 공백에 불안해졌다. 가정 폭력의 현실을 자신의 능력으로 지워온 대가로, 그녀는 종종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왜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

방과 후, 세 소녀는 각자 다른 이유로 트라우마클럽 첫 모임에 참석했다. 조용한 교실에 들어서자, 검은 수첩을 들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그들을 맞이했다. 그의 수첩 표지에는 미스트헤이븐 재단의 상징인 세 개의 동심원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

"환영합니다. 저는 닥터 레이븐 모로입니다. 미스트헤이븐 고등학교의 새 상담사죠."

닥터 모로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했지만,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는 천천히 교실을 가로질러 걸으며 말을 이어갔다.

"트라우마클럽은 여러분이 각자의 상처와 마주하고, 그것을 치유하는 안전한 공간이 될 겁니다. 이 지역의 역사적 특성상, 많은 학생들이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죠. 오늘은 첫 모임이니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시작하죠."

올리비아와 헤일리는 불편한 듯 자리에 꼼지락거렸고, 맥켄지만이 자신감 있게 손을 들었다.

"저는 맥켄지 테일러예요. 체어리더 주장이고, 학생회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트라우마는... 글쎄요,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녀는 밝게 웃었지만, 손은 여전히 실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닥터 모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학생을 바라보았다.

"다음은?"

헤일리는 스케치북을 꼭 쥔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헤일리 장이에요. 특별히 할 말은 없어요."

모로는 그녀의 스케치북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림을 그리는군요. 미스트헤이븐에서는 예술적 표현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죠. 언젠가 보여줄 수 있을까요?"

헤일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으로 올리비아의 차례가 되자, 그녀는 후드티 깊숙이 얼굴을 숨긴 채 작게 중얼거렸다.

"올리비아 베넷이에요."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닥터 모로는 그들의 반응을 유심히 관찰하며 검은 수첩에 무언가를 적었다.

"좋습니다. 오늘은 첫 모임이니 간단히 마치도록 하죠. 다음 모임에서는 여러분 각자가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끼는 장소를 찾아와서 공유해 주세요. 학교 내에서요. 미스트헤이븐의 건물들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때로는 우리가 모르는 공간들이 숨겨져 있기도 합니다."

모임이 끝나고 세 소녀는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올리비아는 서둘러 복도를 걸어가다 갑자기 누군가와 부딪혔다.

"조심해!"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올리비아의 장갑이 살짝 벗겨졌고, 그녀의 맨손이 상대방의 팔에 닿았다. 순간 강렬한 감정의 파도가 그녀를 덮쳤다. 분노, 불안, 그리고 깊은 고독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올리비아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 앞에 서 있는 소년은 학교 이사장의 아들 그리핀 워커였다. 그의 차가운 회색 눈동자가 올리비아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의 목에 걸린 펜던트는 올리비아의 것과 비슷한 디자인이었지만, 중앙의 문양이 약간 달랐다.

"너... 괜찮아?"

그리핀의 목소리에는 의외의 관심이 담겨 있었다.

올리비아는 황급히 장갑을 다시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 내가 부주의했어."

그녀는 서둘러 그 자리를 피했지만, 그리핀의 감정은 여전히 그녀 안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의 감정은 그녀의 것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

헤일리는 빈 교실을 찾아 들어가 창가에 앉았다. 그녀는 스케치북을 펼쳐 오늘 그린 불타는 건물 그림을 다시 살펴보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미스트헤이븐의 하늘은 항상 그랬듯 희미한 안개로 덮여 있었다. 이 도시의 안개는 수세기 동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을 보호해왔다는 전설이 있었다. 갑자기 교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거기 있었구나."

헤일리는 그 목소리에 얼어붙었다. 너무나 익숙한, 하지만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목소리였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문 앞에 서 있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에이든.

아니, 에이든이 아니었다. 에이든의 쌍둥이 형제 루카스였다. 그들은 너무나 닮아 있었지만, 루카스의 눈에는 에이든에게 없었던 날카로움이 있었다. 그의 팔에는 미스트헤이븐의 오래된 가문들이 사용하는 문양이 새겨진 가죽 밴드가 둘러져 있었다.

"네가 헤일리지? 내 동생의..."

루카스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헤일리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그녀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패닉 발작이었다.

"난... 난..."

헤일리는 말을 더듬었다. 그녀의 눈앞에 에이든이 자살하던 날의 환영이 떠올랐다. 그녀가 그린 그림 속에서 에이든이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모습. 그리고 그녀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무력감.

루카스는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헤일리는 스케치북을 움켜쥐고 급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도망치는 그녀의 뒤로 루카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도 알고 있었지? 그가 죽을 거라는 걸. 미스트헤이븐의 예지자들은 항상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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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켄지는 학교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완벽한 미소, 완벽한 머리, 완벽한 옷차림.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공허함이 있었다.

그녀는 손목의 실 팔찌들을 하나씩 만졌다. 빨간색, 파란색, 녹색, 보라색... 각각의 색상은 그녀가 변형한 기억을 표시했다. 미스트헤이븐의 '기억 수호자'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트라우마클럽에 가입하기로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맥켄지는 가방에서 오래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내 자신의 모습을 찍었다. 사진이 인화되자 그녀는 뒷면에 날짜와 함께 "트라우마클럽 첫 날"이라고 적었다. 이것이 그녀가 기억의 공백을 메우는 방법이었다. 이 카메라는 그녀의 증조할머니가 남긴 것으로, 미스트헤이븐에서 '진실의 눈'이라 불리는 특별한 유물이었다.

화장실을 나오던 맥켄지는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 복도가 흔들리는 것 같았고, 잠시 다른 장면이 겹쳐 보였다. 어두운 지하실, 원형의 방, 그리고 중앙에 있는 이상한 장치... 그녀는 그곳에 가본 적이 있었나? 벽에 새겨진 문양들은 미스트헤이븐의 창립 가문들의 상징처럼 보였다.

맥켄지는 머리를 흔들어 그 이미지를 지웠다. 아마도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밝은 미소를 되찾고 복도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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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 세 소녀는 각자의 방에서 불안한 밤을 보냈다.

올리비아는 그리핀에게서 느낀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의 분노와 고독감이 그녀의 것과 뒤섞여 구분하기 어려웠다. 할머니의 유품인 앤티크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며, 그녀는 내일 다시 학교에 가야 한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펜던트 뒷면에는 "감정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말라"는 오래된 미스트헤이븐의 격언이 새겨져 있었다.

헤일리는 스케치북에 끊임없이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불타는 건물, 원형의 방, 그리고 세 명의 소녀가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그녀는 이 그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달빛은 미스트헤이븐 특유의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이 도시의 달빛은 예지자들의 능력을 강화한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왔다.

맥켄지는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침대 위에 펼쳐놓고 자신의 하루를 재구성하려 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억의 공백이 있었다. 그녀는 손목의 실 팔찌들을 만지며 내일은 더 나은 날이 되기를 바랐다. 그녀의 방 책장에는 "미스트헤이븐의 가문들과 그들의 능력"이라는 제목의 오래된 책이 꽂혀 있었지만, 그녀는 그 책을 본 기억이 없었다.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세 소녀의 운명은 이미 서로 얽혀 있었다. 그리고 미스트헤이븐 고등학교의 깊숙한 곳에는 그들의 능력과 연결된 비밀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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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수업이 끝난 후 올리비아는 언니 샬롯의 권유로 다시 트라우마클럽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임 시간까지 아직 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한적한 복도를 걸으며 닥터 모로가 말한 '안전한 공간'을 찾기로 했다.

올리비아가 오래된 계단을 내려가던 중, 갑자기 잠겨 있어야 할 지하실 문이 그녀 앞에서 열렸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를 초대하는 것처럼. 문 주변에는 미스트헤이븐 창립 시기의 것으로 보이는 오래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이상하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 안으로 들어섰다. 지하실은 어둡고 축축했지만, 어딘가 끌리는 느낌이 들었다. 올리비아는 복도를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갔다. 갑자기 그녀의 펜던트가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벽에 새겨진 문양들은 그녀의 펜던트와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었다.

동시에, 헤일리는 도서관에서 스케치북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자동적으로 움직여 어두운 지하실 복도와 그 끝에 있는 원형 방을 그렸다. 그림을 완성하자마자 그녀는 이상한 충동을 느꼈다. 그곳에 가야만 한다는 강렬한 느낌이었다. 도서관 창문을 통해 보이는 미스트헤이븐의 안개가 평소보다 짙어 보였다.

맥켄지는 체육관에서 체어리더 연습을 마치고 샤워실로 향하던 중, 갑자기 머릿속에 어린 시절 기억이 플래시백처럼 떠올랐다. 어두운 지하실에서 놀고 있는 자신의 모습. 그곳은 미스트헤이븐 고등학교의 지하였다. 그녀는 왜 그런 기억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확인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녀의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가방에서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세 소녀는 각자 다른 경로로 지하실에 도착했고, 어둠 속에서 서로 마주쳤을 때 모두 놀랐다.

"너희들도 여기에 왔어?" 맥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문이 열려 있었어." 올리비아가 조용히 대답했다.

헤일리는 말없이 스케치북을 펼쳐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그들이 지금 서 있는 바로 이 지하실 복도가 그려져 있었다.

"어떻게 이걸..." 맥켄지가 놀라서 물었다.

"나도 몰라. 그냥... 그려졌어." 헤일리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올리비아의 펜던트가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고, 그 빛이 복도 끝을 가리켰다.

"저기에 뭔가 있는 것 같아." 올리비아가 말했다.

세 소녀는 조심스럽게 복도를 따라 걸었다. 끝에 도달하자 그들은 오래된 원형 방을 발견했다. 방 중앙에는 이상한 장치가 있었고, 벽에는 알 수 없는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 문양들은 미스트헤이븐의 창립 가문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감정 다루기, 예지력, 기억 조작의 세 가지 핵심 능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건 뭐지?" 맥켄지가 궁금해하며 중앙의 장치에 다가갔다.

"만지지 마!" 헤일리가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맥켄지의 손이 장치에 닿는 순간, 방 전체가 희미한 푸른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올리비아의 펜던트는 더욱 강렬하게 빛났고, 그녀의 손에서도 같은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은 미스트헤이븐의 달빛과 같은 색이었다.

헤일리는 갑자기 더 선명한 환영을 보기 시작했다. 미래의 파편들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들 셋이 함께 싸우는 모습, 어떤 어두운 존재와 대적하는 모습... 그리고 미스트헤이븐의 역사와 관련된 오래된 비밀들.

맥켄지의 주변에는 그녀가 변형한 기억들이 환영처럼 나타났다. 행복했던 가족 모습, 폭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번갈아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미스트헤이븐의 과거 모습들, 수세기 전 이 도시가 설립되던 때의 장면들이 보였다.

세 소녀는 공포에 질려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능력이 동시에 활성화되면서 방 안의 에너지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여기서 나가야 해!" 올리비아가 외쳤다.

세 소녀는 황급히 방을 빠져나와 지하실을 탈출했다. 학교 복도로 돌아온 그들은 숨을 고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방금... 뭐였지?" 맥켄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 셋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 확실해." 올리비아가 말했다. "미스트헤이븐에는 항상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했지만..."

헤일리는 스케치북을 꺼내 방금 본 환영을 빠르게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 속에는 세 소녀가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과 그들을 둘러싼 어둠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배경에는 미스트헤이븐의 창립 가문들의 상징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었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어." 헤일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 셋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어. 미스트헤이븐의 역사와도."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CCTV를 통해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닥터 모로가 검은 수첩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흥미롭군. 그들의 능력이 생각보다 빨리 활성화되고 있어. 매튜에게 보고해야겠어. 미스트헤이븐 의회가 이것을 알면 흥미로워할 텐데."

트라우마클럽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세 소녀의 운명은 이미 서로 얽혀 있었다. 미스트헤이븐의 오래된 비밀과 그들 자신의 능력의 진실을 발견하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