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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5**

차가운 새벽 공기가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리아나는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손끝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등 뒤로 천사의 표식이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볼 수 없었다. 다만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표식이 따뜻하게 달아오르며 그녀의 피부를 타고 흐르는 이상한 감각은 이제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또 다시 꿈을 꾸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천사들, 검은 연기에 휩싸인 왕국, 그리고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한 쌍의 붉은 눈. 리아나는 떨리는 손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이런 꿈은 결혼 이후 점점 더 선명해지고 빈번해지고 있었다.

"또 그 꿈이었나요?"

침대 옆에 앉아있던 엘레나의 목소리에 리아나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달빛이 드리운 방 안에서 엘레나의 얼굴은 평소보다 창백해 보였다. 그녀의 긴 갈색 머리카락은 단정하게 묶여 있었고, 그녀의 눈에는 걱정의 빛이 서려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리아나가 물었다.

"비명을 지르셨어요. 그래서 들어왔죠." 엘레나는 조용히 대답했다. "이제 거의 매일 밤 꿈을 꾸시네요."

리아나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창가로 걸어가 바깥을 내다보았다. 왕궁의 정원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었고, 멀리서 경비병들의 횃불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천사들이 불타며 하늘에서 떨어졌어. 왕국 전체가 어둠에 잠식되고... 그리고 카엘이..." 리아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카엘의 운명에 대한 부분은 말할 수 없었다. 너무 끔찍했다.

엘레나는 리아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건 단순한 악몽이 아닙니다. 예지몽이에요."

리아나는 엘레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알아?"

"천사의 표식을 지닌 자들은 종종 미래의 파편을 꿈으로 보게 된다고 합니다." 엘레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일어날 미래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죠."

리아나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동쪽 하늘이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다. "내가 그걸 막을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가 여기 있는 거예요." 엘레나는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준비하세요. 오늘은 왕궁 도서관에 가봐야 할 것이 있어요."

---

왕궁 도서관은 루미나 왕국의 보물 중 하나였다. 수천 년의 역사를 담은 책들이 높은 천장까지 이어진 책장에 빼곡히 꽂혀 있었다. 햇빛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바닥에 오색찬란한 무늬를 만들어냈다.

리아나는 엘레나를 따라 도서관 깊숙한 곳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하얀 드레스는 햇빛 아래에서 은은하게 빛났고, 검은 머리카락은 등 뒤로 우아하게 흘러내렸다. 카엘과의 결혼 이후, 그녀는 더 이상 빅터 국왕의 명령으로 화려한 의상을 입을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작은 자유였지만, 리아나에게는 소중한 것이었다.

"여기예요." 엘레나는 오래된 책장 앞에 멈춰 섰다. 책장은 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책들은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은 듯했다. "천사족에 관한 고문서들이 이 구역에 보관되어 있어요."

리아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떻게 알았어?"

"제 가문은..." 엘레나는 잠시 망설였다. "오랫동안 특정한 지식을 보존해왔어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책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책들은 고대 언어로 쓰여 있었고, 일부는 너무 오래되어 만지기만 해도 부서질 것 같았다. 리아나는 조심스럽게 책들을 살펴보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한 책의 등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게..." 리아나가 책을 조심스럽게 꺼내자, 그녀의 손가락이 책에 닿는 순간 천사 표식이 따뜻하게 반응했다. 책 표지에는 '천사의 서'라는 제목이 고대 문자로 새겨져 있었다.

"찾았군요." 엘레나의 눈이 빛났다. "이 책은 수세기 동안 잃어버린 줄 알았어요."

리아나가 책을 열려는 순간, 도서관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엘레나는 재빨리 리아나의 손에서 책을 가져가 자신의 가방에 숨겼다.

"누군가 오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행동하세요."

두 사람은 다른 책장으로 이동해 역사책을 살펴보는 척했다. 발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마침내 멈췄다.

"여기서 뭐하는 거지?"

카엘의 목소리였다. 리아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바라보았다. 카엘은 기사단 제복을 입고 있었고, 그의 잘생긴 얼굴은 약간 지쳐 보였다. 갈색 머리카락은 바람에 헝클어져 있었고, 그의 푸른 눈에는 걱정의 빛이 서려 있었다.

"역사 공부를 하고 있어." 리아나가 대답했다. "왕비로서 루미나 왕국의 역사를 알아야 하니까."

카엘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정말 그것뿐인가? 왕궁 전체가 너를 찾고 있어. 빅터 국왕이 오후에 중요한 회의를 소집했고, 우리 둘 다 참석해야 해."

리아나는 눈을 굴렸다. "또 다른 과시용 행사인가 보네."

"아마도." 카엘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좋을 거야. 적어도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때까지는."

그의 말에 담긴 의미를 리아나는 이해했다. 카엘도 무언가를 조사하고 있었다. 그들의 결혼은 정략결혼으로 시작되었지만, 최근 들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특히 빅터 국왕의 의심스러운 행동에 대해서는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알았어. 곧 갈게." 리아나가 말했다.

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떠나려는 순간, 리아나는 충동적으로 그의 팔을 잡았다.

"카엘, 잠깐만."

카엘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오늘 밤... 이야기할 것이 있어." 리아나는 조용히 말했다. "중요한 일이야."

카엘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는 리아나의 손을 잠시 쥐었다가 놓았다. "알았어. 내 방으로 와. 더 안전할 거야."

카엘이 떠난 후, 엘레나는 가방에서 '천사의 서'를 꺼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리아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카엘에게 모든 것을 말할 거야. 더 이상 혼자 이 짐을 질 수 없어."

---

해가 지고 왕궁이 어둠에 잠기자, 리아나는 조용히 자신의 방을 빠져나왔다. 엘레나는 그녀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모두에게 알렸기 때문에, 한동안은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을 것이었다.

리아나는 그림자 속에 숨어 복도를 따라 움직였다. 카엘의 방은 기사단 숙소 쪽에 있었고, 그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러 경비병을 지나쳐야 했다. 다행히 카엘의 부관인 레오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왕비님." 레오는 밝은 미소로 그녀를 맞이했다. 그의 금발은 횃불 빛 아래에서 반짝였고, 장난기 어린 갈색 눈은 항상 무언가를 계획하는 듯했다. "카엘이 기다리고 있어요. 저를 따라오세요."

레오는 리아나를 경비병들이 순찰하지 않는 비밀 통로로 안내했다. "이 통로는 원래 비상 탈출로로 만들어졌지만, 요즘엔 몰래 주방에 가서 야식을 가져오는 데 더 유용하게 쓰이고 있죠." 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리아나는 미소를 지었다. 레오의 유쾌한 성격은 항상 그녀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카엘은 운이 좋네. 너같은 부관이 있어서."

"그는 제게 형제 같은 존재예요." 레오의 표정이 잠시 진지해졌다. "그리고 이제 당신도 우리 가족이 되셨어요, 왕비님."

마침내 그들은 카엘의 방에 도착했다. 레오는 특별한 방식으로 문을 두드렸고, 곧 문이 열렸다. 카엘은 이미 기사단 제복을 벗고 편안한 옷차림이었다. 그의 방은 예상보다 소박했다. 단순한 가구들, 무기 랙, 그리고 책상 위에 펼쳐진 지도와 문서들이 전부였다.

"들어와." 카엘이 리아나를 방 안으로 안내했다. "레오, 밖에서 지켜줘."

"알겠습니다, 단장님." 레오는 경례를 하고 문을 닫았다.

방 안에는 침묵이 흘렀다. 리아나와 카엘은 몇 주 동안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지만, 이렇게 진정으로 단둘이 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리아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가방에서 '천사의 서'를 꺼냈다.

"이것을 오늘 도서관에서 찾았어." 그녀가 책을 카엘에게 건넸다.

카엘은 조심스럽게 책을 받아들었다. "이게 뭐지?"

"천사족에 관한 고대 문헌이야. 내 표식과... 내가 꾸는 꿈들에 대한 답이 여기 있을지도 몰라."

카엘은 책을 책상 위에 놓고 조심스럽게 펼쳤다. 페이지들은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되었고, 일부는 훼손되어 있었다. 글자들은 고대 언어로 쓰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리아나는 그것을 읽을 수 있었다.

"여기에... 천사족의 역사가 쓰여 있어." 리아나가 페이지를 넘기며 말했다. "그들은 빛의 수호자였대. 대륙을 어둠으로부터 보호하는 존재들이었어."

"어둠이라니?" 카엘이 물었다.

"아즈라엘이라는 고대의 악. 어둠의 신이라고 불렸대." 리아나는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겼다. "천사족은 아즈라엘과 그의 추종자들과 싸웠고, 마침내 그를 봉인했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천사족 대부분이 희생되었대."

카엘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게 네 꿈과 어떤 관련이 있지?"

리아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내 꿈에서... 천사들이 불타며 하늘에서 떨어져. 왕국이 어둠에 잠식돼. 그리고..." 그녀는 말을 멈추고 카엘을 바라보았다. "너도 그 어둠 속에 있어."

카엘의 표정이 굳어졌다. "계속해."

"책에 따르면, 천사족의 마지막 생존자들은 인간들 사이에 숨어 살았대. 그들의 피는 희석되었지만, 특별한 표식을 통해 그 혈통이 이어졌다고 해." 리아나는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내 표식 같은 거."

"그럼 너는..." 카엘이 말을 이었다.

"천사족의 후예일 가능성이 높아." 리아나가 대답했다. "하지만 왜 빅터가 나를 양녀로 삼았는지, 왜 우리의 결혼을 명령했는지는 아직 모르겠어."

카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서성였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내게도 털어놓을 것이 있어."

리아나는 기다렸다.

"내 아버지는 20년 전 의문의 죽음을 당했어." 카엘이 말했다. "공식적으로는 사냥 중 사고로 알려졌지만, 나는 항상 그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최근에 그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어."

카엘은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오래된 편지를 꺼냈다. "이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쓴 편지야. 그동안 숨겨두었지만... 이제 네게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아."

리아나는 조심스럽게 편지를 받아들었다.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아들아, 내가 이 편지를 쓰는 순간 나는 이미 위험에 처해 있다. 빅터가 '암흑의 심장'이라는 금지된 유물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유물은 고대의 봉인된 악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이 해방되면 대륙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나는 '빛의 수호자' 조직의 일원으로서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네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마커스를 찾아가라. 그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기억하라, 우리 가문은 대대로 '빛의 기사단'의 혈통을 이어왔다. 이것이 네 운명이다. 언젠가 천사의 표식을 지닌 자와 함께할 때, 네 진정한 사명이 시작될 것이다."

리아나는 충격에 빠져 편지를 내려놓았다. "이게... 이게 무슨 뜻이지?"

카엘의 눈에는 결연한 빛이 서려 있었다. "내 아버지는 빅터에 의해 살해당했어. 그리고 우리의 결혼은... 단순한 정략결혼이 아닌 것 같아. 예언의 일부일지도 몰라."

리아나는 '천사의 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거기에는 반쯤 지워진 예언이 쓰여 있었다.

"천사의 피를 지닌 자와 용맹한 기사의 결합이 왕국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빛과 어둠의 균형이 깨질 때, 그들은 대륙의 마지막 희망이 될 것이다."

리아나와 카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깨달음과 두려움, 그리고 결의가 섞여 있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빅터의 말대로 움직였어." 카엘이 말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우리 자신의 길을 가야 해."

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떻게? 빅터는 우리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있어."

"도움이 필요해." 카엘이 대답했다. "마커스를 찾아가야 해. 그리고 네 시녀 엘레나도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

"맞아." 리아나는 동의했다. "엘레나는 천사족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그녀의 가문이 오랫동안 특정한 지식을 보존해왔다고 했어."

카엘은 리아나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크고 따뜻했으며, 기사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우리는 이제 함께야.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를 지킬 거야."

리아나는 카엘의 손을 꽉 쥐었다. 그의 눈에서 진실된 감정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시작된 그들의 관계가 이제는 무언가 더 깊은 것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함께." 그녀가 속삭였다.

그 순간, 리아나의 천사 표식이 갑자기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눈앞이 하얗게 변하더니, 또 다른 환상이 그녀를 덮쳤다.

어둠에 잠식된 왕궁. 불타는 도시. 빅터의 손에 들린 검은 보석. 그리고 카엘이 어둠 속에서 싸우는 모습. 마지막으로, 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은빛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 그녀는 리아나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네 안의 힘을 깨워라."

리아나가 정신을 차렸을 때, 카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레오도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

"괜찮아?" 카엘이 물었다.

리아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환상을 봤어. 더 강렬하고... 더 명확했어."

"무엇을 보았나요?" 레오가 물었다.

"재앙이 곧 닥칠 거야." 리아나가 대답했다. "그리고... 은빛 날개를 가진 여인을 봤어. 그녀가 내게 힘을 깨우라고 했어."

카엘과 레오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세라피나..." 레오가 중얼거렸다.

"누구?" 리아나가 물었다.

"오래된 전설이에요." 레오가 설명했다. "은빛 날개를 가진 여인, 세라피나는 고대 천사족의 마지막 생존자라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그건 그저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더 이상은 아닌 것 같군." 카엘이 말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있어. 내 아버지의 편지, 리아나의 환상, 천사의 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해."

리아나는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갔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멀리서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

"내일 마커스를 찾아가자." 그녀가 결심한 듯 말했다. "그리고 엘레나에게도 모든 것을 물어볼 거야."

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조심해야 해. 빅터의 눈과 귀는 왕궁 곳곳에 있어."

"저도 도울게요." 레오가 자원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어요. 제 여동생 루나가 5년 전에 사라졌어요. 그녀가 천사족의 비밀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어요."

리아나는 레오의 손을 잡았다. "함께 찾을 거야. 약속할게."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묵묵히 맹세했다. 그들은 이제 운명의 실에 묶여 있었고, 앞으로 닥칠 위험에 함께 맞서야 했다.

방을 나서기 전, 리아나는 카엘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 밤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몰라."

카엘은 잠시 망설이다가 리아나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맞췄다. "나도 마찬가지야. 함께라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리아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가슴 속에서 두려움과 함께 희망이 피어올랐다. 천사의 표식은 이제 고통의 원천이 아닌, 그녀의 정체성과 힘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었다.

밤하늘에 별이 더욱 밝게 빛났고, 멀리서 은빛 날개를 가진 한 여인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세라피나의 입술에는 미소가 번졌다.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그녀가 속삭였다. "빛의 귀환이 시작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