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
새벽의 푸른 빛이 왕궁의 대리석 벽을 타고 스며들기 시작했다. 리아나는 침대 위에 앉아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결혼식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이 그녀의 창백한 피부를 비추었고, 금발 머리카락은 마치 액체 황금처럼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또 일찍 일어나셨군요, 레이디 리아나."
문이 열리며 엘레나가 조용히 들어왔다. 단정한 회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리아나의 시녀이자 유일한 친구였다. 그녀의 다정한 갈색 눈은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했다.
"잠을 이루기 어려웠어." 리아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꿈을 계속 꾸고 있어. 눈부신 빛과... 누군가의 속삭임."
엘레나는 리아나의 옆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 "결혼식 날 일어난 일 때문인 것 같네요. 천사의 표식이 빛나고 예언의 말씀이 들려왔을 때, 모두가 놀랐어요."
리아나는 무의식적으로 등 뒤를 손으로 더듬었다. 그곳에는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천사 날개 모양의 표식이 있었다. 빅터 국왕은 그것을 저주의 표식이라 불렀지만, 결혼식 날 그 표식이 갑자기 빛을 발하며 예언의 말씀이 울려 퍼졌다: "천사의 피를 지닌 자와 용맹한 기사의 결합이 왕국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카엘 경은 어디 있니?" 리아나가 물었다.
"아침 일찍 기사단 훈련장으로 나가셨어요. 그분도... 적응하는 중이신 것 같아요."
리아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와 카엘의 결혼은 순전히 정략적인 것이었다. 그는 대륙 구원의 열쇠를 찾는 임무를 띠고 왕국을 방문했고, 빅터 국왕은 리아나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두 사람의 결합을 명령했다. 그들은 결혼 이후로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오늘은 무엇을 하실 예정인가요?" 엘레나가 물었다.
리아나는 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멀리 보이는 왕궁 도서관의 첨탑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서관에 가보려고 해. 내 표식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엘레나의 눈이 잠시 불안하게 흔들렸다. "조심하셔야 해요. 국왕님은 그런 조사를 좋아하지 않으실 거예요."
"알아." 리아나가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할 거야."
---
왕궁 정원은 이른 아침의 고요함에 싸여 있었다. 리아나는 푸른 드레스 위에 가벼운 망토를 둘러쓰고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도서관으로 가는 지름길은 정원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바람결에 실려 온 금속성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렸다. 호기심에 이끌려 소리의 근원지로 걸음을 옮겼다. 정원 한쪽에 마련된 작은 훈련장에서 한 남자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카엘 알렉산더 스톰하트. 그녀의 남편이자 솔라리스 제국의 기사단장.
리아나는 숨을 죽이고 그를 관찰했다. 새벽의 햇살 아래 그의 검은 은빛으로 빛났고, 매 움직임은 정확하고 우아했다. 그의 갈색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단단한 턱선은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푸른 눈은 마치 깊은 바다처럼 깊고 신비로웠다.
카엘은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리아나를 향해 돌아섰다. 그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레이디 리아나." 그가 검을 내리며 인사했다. "이렇게 일찍 밖에 나오셨군요."
리아나는 긴장된 미소를 지었다. "도서관에 가는 중이었어요. 당신의 훈련을 방해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카엘은 땀을 닦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눈 아래 피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잘 주무셨습니까?" 그가 물었다.
"당신만큼은 아닌 것 같네요." 리아나가 그의 피곤한 표정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카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기사단에 처리할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가 잠시 망설였다. "결혼식 날 일어난 일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요."
리아나는 그의 솔직함에 놀랐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 예언의 말씀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카엘은 주변을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조심하세요. 왕궁의 벽에도 귀가 있습니다."
그 순간, 멀리서 기사들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카엘은 리아나에게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도서관에서 무엇을 찾으려는 건가요?" 그가 물었다.
"제 표식에 대해 알아보려고요. 그리고 천사족에 관한 정보도요." 리아나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카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조심하십시오. 그런 정보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발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카엘은 리아나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는 듯했지만, 그녀가 먼저 말했다.
"오늘 저녁, 북쪽 발코니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대화할 것이 있어요."
카엘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해질 무렵에 가겠습니다."
리아나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상한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희미한 희망이 뒤섞인 감정이었다.
---
왕궁 도서관은 거대한 지식의 보고였다. 천장까지 닿는 책장들이 줄지어 서 있고, 오래된 양피지의 냄새가 공기 중에 감돌았다. 리아나는 조심스럽게 도서관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도와드릴까요, 레이디 리아나?" 도서관 관리인인 노학자 토비아스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천사족에 관한 책을 찾고 있어요." 리아나가 대답했다.
토비아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 주제는... 제한된 섹션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국왕의 특별 허가 없이는..."
"제가 국왕의 양녀이자 이제는 솔라리스 제국의 기사단장의 아내라는 것을 잊으셨나요?" 리아나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토비아스는 불안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따라오십시오." 그가 마침내 속삭였다.
그는 리아나를 도서관 가장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다. 작은 나무문 앞에서 그가 멈춰 섰다.
"안에는 고대 문헌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제가 도와드렸다는 사실은 비밀로 해주십시오."
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었다. 작은 방 안에는 오래된 책들과 두루마리가 가득했다. 그녀는 서둘러 천사족에 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 지나고, 리아나는 마침내 '천상의 날개: 천사족의 역사와 전설'이라는 제목의 오래된 책을 발견했다. 그녀의 손이 책을 만지자 등의 표식이 따뜻하게 반응했다.
책을 펼치자 황금빛 글씨가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천사족은 대륙의 첫 번째 수호자였다. 그들의 날개는 빛으로 만들어졌고, 그들의 피는 치유의 힘을 지녔다. 그러나 어둠의 시대가 오자 천사족은 사라졌다. 전설에 따르면, 마지막 천사는 자신의 피를 인간과 나누어 언젠가 천사족이 돌아올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천사의 표식을 지닌 자는 천사족의 피를 이어받은 자이며, 그들의 운명은 빛과 어둠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리아나의 손이 떨렸다. 이것은 그저 전설일까, 아니면 그녀의 출생에 관한 진실일까? 그녀는 계속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천사의 표식을 지닌 자가 용맹한 기사와 결합할 때, 고대의 예언이 시작될 것이다. 그들의 결합은 왕국의 운명을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다."
결혼식 날 들렸던 예언의 말씀과 너무나 유사했다. 리아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갑자기 도서관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리아나는 서둘러 책을 가방에 넣고 방을 나섰다. 토비아스가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레이디 리아나, 국왕의 경비대가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리아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왜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둘러 나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뒷문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토비아스는 리아나를 도서관 뒷문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서둘러 왕궁 정원을 통해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
해질녘, 리아나는 북쪽 발코니에서 카엘을 기다리고 있었다. 붉은 노을이 지평선을 물들이고, 서늘한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그녀는 도서관에서 찾은 책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왔군요." 카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아나는 돌아보았다. 카엘은 기사단 제복 대신 단순한 튜닉과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빛은 부드러웠다.
"오실 줄 알았어요." 리아나가 말했다.
"약속했으니까요." 카엘이 그녀 옆에 서며 대답했다. "오늘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찾으셨습니까?"
리아나는 잠시 망설였다. 그를 얼마나 신뢰해야 할까? 하지만 본능적으로 그녀는 카엘이 자신의 편이라고 느꼈다.
"이것을 찾았어요." 그녀가 책을 내밀었다. "천사족에 관한 책이에요. 제 표식과 결혼식 날 들렸던 예언에 관한 내용이 있어요."
카엘은 조심스럽게 책을 받아들었다. 그가 책을 펼치자 그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이건..." 그가 중얼거렸다. "제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전설과 일치합니다."
"당신의 아버지요?" 리아나가 궁금해했다.
카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저에게 천사족과 대륙 구원의 열쇠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죠. 그것이 제가 기사가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리아나는 그의 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륙 구원의 열쇠라는 게 무엇인가요?"
"정확히는 저도 모릅니다. 아버지께서는 그것이 물리적인 열쇠가 아니라 어떤 힘, 또는 사람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카엘이 잠시 망설였다. "그것이 천사족의 귀환과 관련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리아나는 자신의 등에 있는 표식을 생각했다. "그렇다면 제 표식과 우리의 결혼이..."
"우연이 아닐 수 있습니다." 카엘이 말을 마쳤다. "빅터 국왕이 우리의 결혼을 명령한 이유가 단순히 정치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리아나는 갑자기 오한을 느꼈다. "그가 예언에 대해 알고 있었을까요?"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카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 사람은 잠시 침묵 속에 서 있었다. 노을이 완전히 지고, 첫 별들이 하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아나가 마침내 물었다.
카엘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더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를 신뢰해야 합니다. 우리의 결혼이 정략적으로 시작되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우리 둘 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된 것 같습니다."
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해요. 하지만 조심해야 해요. 빅터 국왕은 우리가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예요."
"표면적으로는 그의 명령에 따르는 척하면서, 비밀리에 진실을 찾아야 합니다." 카엘이 제안했다.
"그리고 서로를 보호해야 해요." 리아나가 덧붙였다.
카엘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리아나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검을 다루어 굳은살이 박혀 있었지만, 그 터치는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웠다.
"약속합니다, 레이디 리아나. 당신을 보호하겠습니다."
리아나는 그의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저도 당신을 보호할게요, 카엘 경."
그 순간, 멀리서 경비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서둘러 손을 놓았다.
"내일 다시 만납시다." 카엘이 속삭였다. "조심하십시오."
그는 신속하게 발코니를 떠났고, 리아나는 깊은 생각에 잠긴 채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인생이 영원히 바뀌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
리아나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엘레나가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 계셨어요? 국왕님께서 당신을 찾으셨어요."
리아나는 긴장했다. "무슨 일로요?"
"내일 아침 식사에 당신과 카엘 경을 초대하셨대요." 엘레나가 말했다. "그리고... 이사벨라 레이디도 함께 할 거라고 하셨어요."
리아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사벨라 루스 나이팅게일. 귀족 출신 마법사이자 카엘과의 결혼이 무산되어 리아나를 깊이 원망하는 여인이었다.
"이해했어." 리아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준비해야겠네."
엘레나는 리아나에게 다가와 그녀의 망토를 벗기며 속삭였다. "도서관에서 무엇을 찾으셨나요?"
리아나는 놀라서 엘레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알았어?"
"제가 당신의 유일한 친구라는 걸 잊으셨나요?" 엘레나가 미소 지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리아나는 엘레나의 갈색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오랜 지혜와 비밀이 담겨 있는 듯했다.
"천사족에 관한 책을 찾았어." 리아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표식이... 천사족의 피를 이어받은 증거일 수 있대."
엘레나는 놀라는 척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조용히 리아나의 손을 잡았다.
"당신의 진정한 부모님에 대해 궁금하셨죠, 늘."
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빅터 국왕의 양녀로 자랐지만, 그녀의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는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다.
"엘레나, 뭔가 알고 있니?" 리아나가 간절히 물었다.
엘레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지금은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지금은 그저 조심하세요. 특히 이사벨라와 빅터 국왕 앞에서요."
리아나는 더 묻고 싶었지만, 엘레나의 표정이 그 이상의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대신 그녀는 내일의 아침 식사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
다음 날 아침, 왕궁의 개인 식당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빅터 국왕은 테이블 상석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오른편에는 이사벨라가, 왼편에는 리아나와 카엘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빅터 국왕은 50대 중반의 위엄 있는 남자였다. 강인한 턱선과 매서운 눈빛을 가졌으며, 그의 은색 머리와 수염은 왕관과 어울려 권위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그의 눈 깊은 곳에는 어둠이 숨어 있었다.
"우리의 새 부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네." 빅터가 와인을 홀짝이며 말했다. "결혼 생활에 적응하고 있나?"
"네, 폐하." 카엘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레이디 리아나는 훌륭한 아내입니다."
리아나는 미소를 지으려 노력했지만, 이사벨라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사벨라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붉은 머리카락과 에메랄드 빛 눈을 가졌으며, 그녀의 입술은 항상 경멸적인 미소를 띠고 있었다.
"정말 다행이군요." 이사벨라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엘 경과 제가 원래 약혼 관계였다는 걸 생각하면, 그분이 다른 여성과 행복하다니 기쁘네요."
그녀의 말에 담긴 독은 명백했다. 리아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당신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레이디 이사벨라." 리아나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빅터가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리아나, 어제 도서관에 갔다고 들었다. 무엇을 찾고 있었지?"
리아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카엘과 나눈 대화를 기억하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역사책을 읽고 있었어요, 아버지. 솔라리스 제국과 우리 왕국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죠. 카엘 경의 고향에 대해 더 알고 싶었거든요."
카엘이 그녀의 거짓말을 뒷받침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디 리아나는 매우 학구적입니다."
빅터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렇군. 하지만 리아나, 네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역사가 아니라 네 능력을 통제하는 법이다."
"제 능력이요?" 리아나가 물었다.
"네 치유 능력 말이다." 빅터가 말했다. "결혼식 날 네 표식이 빛났을 때, 그것은 네 능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였어. 이제 그 능력을 왕국을 위해 사용할 때가 왔다."
리아나는 불안함을 느꼈다. "어떻게요?"
"다음 주에 주변국 사절단이 방문할 예정이다. 그들 앞에서 네 치유 능력을 시연할 것이다."
리아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치유 능력은 항상 비밀로 유지되어 왔다. 그것을 공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제 능력은 아직 불안정해요. 저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데..."
"바로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 거다." 빅터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사벨라가 너를 도울 것이다."
이사벨라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제 마법 지식으로 레이디 리아나를 돕게 되어 영광입니다."
리아나는 카엘을 향해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카엘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폐하, 제가 레이디 리아나의 훈련을 감독하게 해주십시오. 솔라리스 제국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기사들을 훈련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빅터는 카엘을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그래? 그렇다면 너와 이사벨라가 함께 리아나를 지도하도록 하지. 두 사람의 방법이 모두 유용할 테니."
이사벨라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곧 미소를 되찾았다. "물론이죠, 폐하. 카엘 경과 협력하게 되어 기쁩니다."
식사가 끝난 후, 리아나와 카엘은 왕궁 정원으로 나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없을 만큼 충분히 떨어진 후에야 대화를 시작했다.
"그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어요." 리아나가 속삭였다.
"그렇습니다." 카엘이 동의했다. "그리고 이사벨라는 그의 눈과 귀가 될 것입니다."
"제 능력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위험해요. 빅터 국왕이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지 모르겠어요."
카엘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그의 게임에 따라주는 척하면서 우리만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레이디 리아나, 당신을 정말로 신뢰해도 될까요?"
리아나는 그의 푸른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 카엘 경. 그리고 저도 당신을 신뢰합니다."
그들 사이에 무언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동맹을 넘어선, 더 깊은 유대감이었다. 리아나는 처음으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 함께 진실을 찾고, 우리의 운명을 마주하도록 합시다." 카엘이 말했다.
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요."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멀리서 한 인물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세라피나라는 이름의 신비로운 여성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랜 세월의 지혜가 담겨 있었고,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맴돌았다.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그녀가 중얼거렸다. "천사의 피를 지닌 자와 용맹한 기사의 결합이... 이제 모든 것이 예언대로 진행될 것이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리아나와 카엘을 바라본 후, 바람처럼 사라졌다.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올랐고, 리아나와 카엘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그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