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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4: 시간의 경고**

깊은 밤, 타임리스호의 선장실은 희미한 등불 하나만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아리엘은 침대 위에서 뒤척이며 불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손목에 새겨진 신비로운 문양이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는 듯했다. 창문 너머로는 안갯바다 특유의 짙은 안개가 배를 감싸고 있었고,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만이 적막을 깨뜨렸다.

크로노스 섬을 향한 항해를 시작한 첫날 밤이었다. 아리엘의 얼굴에는 결의에 찬 표정이 서려 있었지만, 잠든 그녀의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구리빛 붉은 머리카락이 베개 위에 흩어져 있고, 깊은 녹색 눈동자는 꿈속에서도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 빠르게 움직였다.

꿈속에서 아리엘은 끝없는 안개 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 갑자기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더니, 서서히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몸체와 황금색 눈을 가진 존재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유령 선장의 모습을 한 그는 마치 시간 자체에서 벗어난 듯한 이질적인 존재감을 풍겼다.

"아리엘 스톰..." 그의 목소리는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뒤섞인 듯했다. "넌 위험한 길을 택했다."

아리엘은 꿈속에서도 당당하게 맞섰다. "당신은 누구죠?"

"나는 캡틴 오블리비온." 검은 안개로 된 형체가 그녀 주위를 맴돌았다. "시간의 망각 속에 갇힌 자... 그리고 너에게 경고하러 온 자."

"무슨 경고요?"

오블리비온의 황금빛 눈이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 "네가 찾는 진실은 세상의 균형을 무너뜨릴 것이다. 크로노스 섬을 찾는 시도를 지금 포기해라. 그 섬은 영원히 잊혀야 할 곳이다."

아리엘은 꿈속에서도 분노를 느꼈다. "내 과거와 가족의 비밀이 그곳에 있어요. 당신이 누구든, 날 막을 수는 없을 거예요."

"어리석은 아이..." 오블리비온이 한숨을 쉬는 듯했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네가 지금 걷는 길의 끝에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그의 검은 안개가 점점 더 짙어지며 아리엘을 감싸기 시작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멈춰요!" 아리엘이 소리쳤다.

그 순간 아리엘은 숨을 헐떡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의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이상한 빛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그 원천을 찾아 주변을 살피던 아리엘은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아둔 나침반이 강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대체..." 아리엘은 떨리는 손으로 나침반을 집어들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미친 듯이 돌아가다가 갑자기 한 방향을 가리키며 멈췄다. 그 순간, 그녀의 손목 문신도 동시에 반응하여 같은 빛깔로 빛났다.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야.' 아리엘은 생각했다. '오블리비온... 그는 정말 존재하는 거야? 그리고 크로노스 섬에 대해 알고 있다면...'

아리엘은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갔다. 바깥은 여전히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달빛이 간간이 비치며 안갯바다의 신비로운 풍경을 드러냈다. 그녀는 나침반을 창가에 들고 서서 멀리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선장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토비아스." 아리엘이 대답했다.

문이 열리고 수석 항해사 토비아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어왔다. 그는 50대 중반의 단단한 체격을 가진 남자로, 풍파에 단련된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의 회색빛 머리카락과 수염은 바다의 소금기로 거칠어져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지혜와 충성심이 깃들어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비명 소리가 들려서..." 토비아스의 시선이 아리엘의 손에 들린 빛나는 나침반으로 향했다. "그것이 또 반응했군요."

아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악몽을 꿨어. 아니, 악몽이라기보다는... 경고 같았어."

토비아스는 조심스럽게 다가와 나침반을 살폈다. "어떤 경고였습니까?"

"캡틴 오블리비온이라는 존재가 나타났어.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몸체와 황금색 눈을 가진 유령 선장이었지. 그는 내가 크로노스 섬을 찾는 것을 중단하라고 경고했어." 아리엘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토비아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오블리비온... 그 이름은 안갯바다의 오래된 전설에 등장합니다. 시간의 저주를 받은 선장이라고 하죠. 그가 꿈에 나타났다면..."

"그게 무슨 의미야?" 아리엘이 날카롭게 물었다.

토비아스는 잠시 침묵했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도 그만큼 커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아리엘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어떤 위험이든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 내 과거와 가족의 비밀을 찾기 위해서라면."

그녀의 결연한 목소리에 토비아스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걱정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선장님, 이제 동이 틀 때까지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좀 더 쉬시는 게 어떨까요?"

아리엘은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잠들 수 없을 것 같아. 갑판으로 올라가서 신선한 공기를 좀 마시겠어."

토비아스가 물러나려는 순간, 아리엘이 그를 불러세웠다. "토비아스, 넌 내 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언젠가는 모든 것을 말해줘야 해."

토비아스는 잠시 굳어졌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장님. 하지만 지금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으셨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토비아스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아리엘은 다시 한번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것은 빛을 잃고 평범한 나침반으로 돌아와 있었지만, 그녀는 그 안에 숨겨진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

다음 날 아침, 타임리스호의 갑판은 활기찬 움직임으로 가득했다. 선원들은 각자의 임무에 충실했고, 아리엘은 키를 잡고 배의 방향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피로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강렬했다.

갑판 한쪽에서는 새로 합류한 시간 학자 오로라 트와일라잇과 시간 마법사 엘리아 문라이트가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었다. 오로라는 30대 초반의 날씬한 여성으로, 은빛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고 있었다. 그녀의 파란 눈은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빛났고, 항상 책과 고대 문서를 가까이 두고 있었다. 엘리아는 그보다 조금 젊은 25세 정도로 보였으며, 검은 머리카락과 신비로운 보라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에는 시간 마법을 다루는 마법사들만의 특별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 부분을 봐, 엘리아." 오로라가 오래된 양피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문자들은 크로노스 섬의 시간 수호자들에 관한 내용 같아."

엘리아는 주의 깊게 문자들을 살폈다. "맞아요. 이건 고대 시간 문자예요. '시간의 심장이 뛰는 한, 크로노스는 영원히 존재하리라'... 이런 내용이네요."

"시간의 심장?" 오로라가 궁금해했다. "그게 뭐지?"

"전설에 따르면, 크로노스 섬의 중심에는 '시간의 심장'이라 불리는 크리스탈이 있다고 해요. 그것이 안갯바다의 시간 흐름을 조절한다고 하죠." 엘리아가 설명했다.

오로라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내 아버지의 일기장에도 비슷한 언급이 있었어! 그는 크로노스 섬을 방문한 마지막 탐험가였지... 하지만 그가 남긴 기록은 대부분 암호화되어 있어서 해독하기 어려웠어."

엘리아는 오로라의 손을 살짝 잡았다. "함께라면 해독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지식과 내 마법이 합쳐진다면..."

그들의 대화는 갑자기 나타난 12세 소년 핀 에코에 의해 중단되었다. 핀은 나이를 먹지 않는 특이한 소년으로, 은빛 머리카락과 투명한 하늘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회중시계를 목에 걸고 다녔으며, 때때로 미래와 과거의 단편적인 환영을 본다고 했다.

"아리엘이 위험해." 핀이 갑자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깊고 무거웠다.

오로라와 엘리아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니, 핀?" 엘리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젯밤에 그가 왔어. 오블리비온." 핀의 눈은 멀리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아리엘을 막으려고 해. 하지만 그건 시간의 흐름을 더 망가뜨릴 뿐이야."

오로라는 불안한 표정으로 엘리아를 바라보았다. "오블리비온이 누구지?"

"안갯바다의 전설이에요." 엘리아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시간의 저주를 받은 선장이라고 하죠. 그는 시간의 틈새에 갇혀 영원히 안갯바다를 떠돌며, 시간의 균형을 깨뜨리려는 자들을 막는다고 해요."

핀은 갑자기 자신의 회중시계를 꺼내 들었다. 시계는 이상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트러지고 있어." 그가 중얼거렸다. "우리는 서둘러야 해."

엘리아는 핀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았다. "핀, 네가 본 것을 정확히 말해줄래?"

핀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크로노스 섬에서... 아리엘이 큰 위험에 처해. 시간의 심장이 깨어나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려. 그리고..." 그는 말을 멈추고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로라가 재촉했다.

"아리엘이 변해. 그녀가... 오블리비온이 돼." 핀의 말에 두 여성은 충격에 빠졌다.

그 순간, 아리엘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무슨 심각한 대화를 하고 있는 거야?"

세 사람은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리엘은 그들의 표정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날 그렇게 보지 마.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엘리아가 먼저 침착함을 되찾았다. "선장님, 우리는 크로노스 섬에 관한 문서를 연구하고 있었어요. 섬의 중심에 '시간의 심장'이라 불리는 크리스탈이 있다는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아리엘의 눈이 호기심으로 빛났다. "시간의 심장? 그게 뭐지?"

"안갯바다의 시간 흐름을 조절하는 크리스탈이라고 해요." 엘리아가 설명했다. "전설에 따르면, 그것은 시간 자체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아리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젯밤 꿈에서... 오블리비온이 나타났어. 그는 내가 크로노스 섬을 찾는 것을 막으려 했지."

오로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오블리비온이 당신의 꿈에 나타났다고요? 그건..."

"위험한 징조예요." 엘리아가 말을 마쳤다. "그는 시간의 균형을 지키는 수호자로 알려져 있어요. 만약 그가 당신을 막으려 한다면, 우리가 찾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아리엘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찾아야 해. 내 과거, 내 가족, 그리고 이 나침반과 문신의 의미... 모든 답이 크로노스 섬에 있어."

핀이 갑자기 아리엘의 손을 잡았다. "조심해야 해, 아리엘. 시간은 위험한 놀이가 될 수 있어."

아리엘은 미소지으며 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 핀. 난 조심할게."

그녀가 돌아서서 키로 향하는 동안, 엘리아와 오로라는 걱정스러운 시선을 교환했다. 핀은 여전히 자신의 회중시계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배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검은 구름이 빠르게 모여들고 있었고, 바다는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폭풍이 오고 있어!" 토비아스가 외쳤다. "모두 준비하라!"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리엘은 단호한 표정으로 키를 꽉 잡았다.

"이건 자연적인 폭풍이 아니야." 엘리아가 아리엘에게 다가와 말했다. "시간의 왜곡이 느껴져요."

아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블리비온의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군."

바다가 점점 더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고,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타임리스호는 거친 파도에 휘청거렸다.

"모두 자리를 지켜!" 아리엘이 외쳤다. "이 폭풍을 헤쳐 나갈 거야!"

그녀는 주머니에서 나침반을 꺼내들었다. 나침반은 다시 한번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리엘의 손목 문신도 함께 반응하여 빛났다.

'이건 시험이야.' 아리엘은 생각했다. '오블리비온이 내 결심을 시험하고 있어.'

그녀는 나침반을 높이 들어올렸다. "우리를 막을 순 없어! 크로노스 섬을 찾아낼 거야!"

그 순간, 나침반에서 강렬한 빛이 폭발하듯 퍼져나갔다. 빛은 폭풍을 가르며 안개 속으로 길을 만들어냈다. 아리엘은 그 빛의 길을 따라 배를 조종했다.

폭풍은 점차 잦아들었고, 바다는 다시 잔잔해졌다. 하지만 안개는 여전히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놀라운데요." 엘리아가 감탄했다. "당신이 나침반을 통제한 거예요."

아리엘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자신이 어떻게 그것을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냥... 본능적으로 한 거야."

토비아스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선장님, 당신의 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처럼..."

"내 어머니?" 아리엘이 날카롭게 물었다. "내 어머니에 대해 뭘 알고 있는 거야, 토비아스?"

토비아스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의 어머니는 크로노스 섬의 시간 수호자였습니다. 그녀는 타고난 시간 조작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당신도 그 능력을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아리엘은 충격을 받은 듯 그를 바라보았다. "왜 이제야 말해주는 거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토비아스가 대답했다. "당신의 능력이 깨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부 진실은 당신이 직접 발견해야 합니다."

아리엘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이제 나침반은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쪽이야." 그녀가 말했다. "크로노스 섬으로 가는 길."

---

선장실로 돌아온 아리엘은 탁자 위에 지도를 펼쳐놓고 있었다. 그녀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지도에 표시하고 있었지만, 안갯바다의 지도는 불완전했다. 시간이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 이 바다에서는 지리적 위치도 계속 변했기 때문이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아리엘이 말했다.

문이 열리고 선원 중 한 명인 잭 스파로우가 들어왔다. 잭은 30대 초반의 날렵한 체격을 가진 남자로, 짙은 갈색 머리카락과 항상 웃음기 가득한 갈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왼쪽 귀에는 작은 금색 귀걸이가 달려 있었고, 항상 유머러스한 태도로 선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선장님, 식사 시간입니다." 잭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오늘은 특별히 제가 직접 요리했습니다."

아리엘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잭. 탁자에 놓아줘."

잭은 쟁반을 내려놓으며 지도를 힐끗 보았다. "항로를 정하고 계셨군요."

"그래. 하지만 안갯바다의 지도는 항상 변하니까 쉽지 않아." 아리엘이 대답했다.

잭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선장님, 혹시 '시간의 소용돌이'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아리엘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시간의 소용돌이?"

"네, 안갯바다의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시간이 극도로 왜곡되어 배가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을 순식간에 뛰어넘는다고 해요." 잭이 설명했다. "제가 예전에 한 노인 선원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크로노스 섬 주변에는 이런 소용돌이가 많다고 합니다."

아리엘은 관심을 보였다. "그런 소용돌이를 피하는 방법이 있을까?"

잭은 어깨를 으쓱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노인은 '시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자'만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했어요."

아리엘은 자신의 손목 문신을 바라보았다.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잭은 그녀의 표정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의 눈에 잠시 계산하는 듯한 빛이 스쳤지만, 곧 평소의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돌아왔다.

"더 필요한 것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선장님." 잭이 인사하며 물러났다.

아리엘은 잭이 나간 후에도 그의 말을 곱씹었다. '시간의 소용돌이... 시간의 흐름을 읽는 자...' 그녀는 나침반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이 나침반이 그런 능력을 줄 수 있을까?

그녀의 생각은 또 다른 노크 소리에 중단되었다.

"들어와."

이번에는 엘리아가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오래된 책 한 권이 들려 있었다.

"선장님, 중요한 것을 발견했어요." 엘리아가 책을 펼쳐 보였다. "오로라의 아버지가 남긴 일기장의 일부를 해독했습니다."

아리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살폈다. 페이지에는 이상한 문자들과 함께 크로노스 섬의 대략적인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이게 뭐지?" 아리엘이 물었다.

"크로노스 섬의 시간의 신전 위치입니다." 엘리아가 설명했다. "시간의 심장이 있는 곳이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녀는 페이지를 넘겼다. "이것입니다."

새 페이지에는 아리엘의 손목 문신과 동일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건..." 아리엘이 놀라서 말했다.

"네, 당신의 문신과 같은 문양입니다." 엘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기장에 따르면, 이 문양은 크로노스 섬의 왕가 문장이라고 해요. 시간 수호자 가문의 상징이죠."

아리엘은 충격을 받은 듯 자신의 문신을 바라보았다. "내가... 크로노스 섬의 왕가와 연관되어 있다고?"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엘리아가 대답했다. "토비아스가 말한 대로, 당신의 어머니가 시간 수호자였다면, 당신은 그 혈통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아리엘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왜 난 그것에 대한 기억이 없지? 내 과거는 왜 이렇게 모호한 거야?"

엘리아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간 마법에는 종종 기억을 조작하는 힘이 있어요. 어쩌면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당신의 기억을 가렸을 수도 있습니다."

아리엘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점점 더 많은 의문이 생겨. 하지만 동시에 내가 누구인지, 내 운명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아."

엘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함께 찾아낼 거예요. 제가 도울게요."

아리엘은 고마움을 표하는 미소를 지었다. "네 도움이 정말 필요해, 엘리아. 이 모든 것을 혼자서는 헤쳐나갈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엘리아가 말했다. "우리 모두가 당신과 함께합니다."

갑자기 배가 크게 흔들렸다. 두 사람은 균형을 잡기 위해 테이블을 붙잡았다.

"무슨 일이지?" 아리엘이 물었다.

경고음이 울리고 토비아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장님! 갑판으로 올라오세요!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리엘과 엘리아는 서둘러 갑판으로 향했다. 바깥은 이상하게 어두워져 있었고, 안개는 더욱 짙어져 있었다. 선원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저기요!" 핀이 소리치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모두가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안개 속에서 검은 형체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배의 형태였다. 그리고 그 배의 선두에는 황금색 눈을 가진 검은 형체가 서 있었다.

"오블리비온..." 아리엘이 속삭였다.

검은 배는 타임리스호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공기 중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두 전투 태세를 갖춰라!" 토비아스가 명령했다.

하지만 아리엘은 손을 들어 그를 저지했다. "아니, 기다려. 내가 이것을 처리할게."

그녀는 나침반을 꺼내 들고 배의 선두로 걸어갔다. 검은 배와 타임리스호 사이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오블리비온!" 아리엘이 외쳤다. "내가 여기 있어! 날 막으려는 거라면, 직접 만나자!"

검은 배에서 안개가 소용돌이치더니, 오블리비온의 형체가 타임리스호의 갑판 위로 떠올랐다. 그의 황금색 눈이 아리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경고했건만... 여전히 고집을 부리는군." 오블리비온의 목소리가 바람처럼 울렸다.

"내 과거와 가족의 비밀을 찾는 것이 왜 그렇게 위험한 일인지 설명해줘." 아리엘이 당당하게 말했다.

오블리비온은 잠시 침묵했다가 대답했다. "네가 찾는 진실은 네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와 같은 운명이 될 수도 있다."

"무슨 말이야?" 아리엘이 물었다.

"시간은 가지고 놀 장난감이 아니다." 오블리비온이 경고했다. "크로노스 섬의 시간의 심장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은 대가를 요구한다.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리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들었다. "어떤 대가라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 내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라면."

오블리비온은 한숨을 쉬는 듯했다. "그렇다면 네 여정을 막지 않겠다. 하지만 기억해라... 모든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 그리고 시간의 심장을 다루는 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 중 하나다."

그의 형체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잠깐!" 아리엘이 외쳤다. "더 말해줘! 내 부모님은 어디 있지? 크로노스 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하지만 오블리비온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말만이 공기 중에 맴돌았다.

"네 안에 답이 있다... 기억을 찾아라..."

검은 배도 함께 안개 속으로 사라졌고, 바다는 다시 고요해졌다. 아리엘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엘리아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세요?"

아리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더 많은 의문이 생겼어."

"그가 당신을 막지 않기로 했군요." 토비아스가 말했다. "이것은 좋은 징조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가 내가 실패하리라 확신해서일 수도 있지." 아리엘이 쓴웃음을 지었다.

핀이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아리엘, 내 회중시계가 반응했어.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아."

아리엘은 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핀.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녀는 선원들을 향해 돌아섰다. "모두 들어라! 우리의 여정은 계속된다! 크로노스 섬을 찾아 내 과거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선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아리엘은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바늘은 흔들림 없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내 안에 답이 있다...' 아리엘은 오블리비온의 말을 되새겼다. '기억을 찾아라...'

그녀는 결연한 표정으로 키를 잡았다. 타임리스호는 다시 안개 속으로 나아갔다. 크로노스 섬을 향한 위험한 여정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아리엘 스톰의 운명을 찾아가는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다. 시즌 1에서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크로노스 섬의 일부 비밀을 발견하겠지만, 더 많은 미스터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의 정체, 오블리비온과의 연결고리, 그리고 시간의 수호자로서 그녀가 해야 할 진정한 사명은 다음 시즌에서 펼쳐질 이야기의 중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