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안개가 자욱한 바다 위로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검은 파도가 배의 옆구리를 거세게 때리며 하늘에서는 번개가 섬광처럼 번뜩였다. 이런 날씨에 항해하는 배는 단 한 척, '타임리스'호뿐이었다.
아리엘 스톰은 키를 굳게 붙잡고 폭풍우와 맞서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은 비에 젖어 어깨에 달라붙었고, 깊은 녹색 눈동자는 안개 속을 날카롭게 응시하고 있었다. 왼쪽 손목에는 이상한 문양의 문신이 희미하게 빛을 발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선장님! 이 폭풍은 보통이 아닙니다!" 수석 항해사 토비아스가 비에 젖은 얼굴로 외쳤다. 그의 회색빛 수염에서는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안갯바다의 폭풍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피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리엘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떤 두려움도 없었다. 단지 결연한 의지만이 있을 뿐이었다.
"안갯바다에서 폭풍을 피할 수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안갯바다가 아니지."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는 계속 나아갈 거야."
토비아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리엘의 고집을 잘 알고 있었다. 27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리엘은 안갯바다에서 가장 대담한 해적 선장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배 '타임리스'호는 시간이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 이 이상한 바다를 누비며 수많은 모험을 겪어왔다.
"모두 자신의 위치를 지켜!" 아리엘이 선원들에게 외쳤다. "이 폭풍은 우리를 삼키지 못할 거야!"
바로 그때, 번개가 바다를 강렬하게 비추었고, 아리엘은 안개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작은 보트 하나가 거친 파도 위에서 위태롭게 표류하고 있었다.
"토비! 저기 보트가 있어!" 아리엘이 소리쳤다.
토비아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안개 속을 응시했다. "선장님, 이런 폭풍 속에서 구조 작업은 위험합니다. 배가 뒤집힐 수도 있어요."
아리엘은 이미 결심한 듯했다. 그녀의 눈에는 결연한 의지가 빛났다.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타임리스호는 언제나 응답한다." 그녀는 키를 돌리며 명령했다. "모두 구조 준비! 우리는 저 보트로 향한다!"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임리스호는 거친 파도를 가르며 작은 보트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보트에 어린 소년 하나가 홀로 있는 것이 보였다. 놀랍게도 그는 공포에 질려 있기는커녕, 마치 폭풍을 즐기는 듯한 표정이었다.
"로프를 던져!" 아리엘이 명령했다.
선원들이 로프를 던지자 소년은 재빠르게 그것을 붙잡았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게 로프를 타고 타임리스호의 갑판으로 올라왔다. 갑판에 발을 디딘 소년은 12살 정도로 보였다. 그의 머리카락은 은빛으로 빛났고, 눈동자는 마치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듯 깊고 신비로웠다. 그는 비에 젖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고마워요, 선장님." 소년이 아리엘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나이에 비해 깊고 성숙했다.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아리엘은 놀란 표정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나를? 넌 누구지?"
"제 이름은 핀 에코예요." 소년이 대답했다. "그리고 전 나이를 먹지 않아요."
선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아리엘은 한 손을 들어 그들을 진정시켰다.
"내 선실로 가자." 아리엘이 소년에게 말했다. "이야기할 것이 많아 보이는구나."
폭풍은 여전히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지만, 타임리스호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아리엘은 토비아스에게 키를 맡기고 핀을 데리고 선실로 향했다. 선실 안은 폭풍의 소음이 멀리서 들리는 조용한 공간이었다. 벽에는 다양한 지도와 해도가 걸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이상한 항해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아리엘은 소년에게 자리를 권했다. "이제 말해 보렴. 네가 누구이고, 왜 나를 찾았는지."
핀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오래된 나침반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나침반과는 달랐다. 그것은 북쪽이 아닌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고, 바늘은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이건 저주받은 나침반이에요." 핀이 설명했다. "평범한 방향이 아닌 시간의 흐름을 가리키죠. 그리고 이것은 전설의 섬 '크로노스'로 향하는 길을 알려줄 수 있어요."
아리엘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크로노스? 그런 섬은 들어본 적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섬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핀이 말했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실재해요. 그곳은 시간의 근원이자, 안갯바다의 모든 시간 왜곡 현상의 중심이죠."
아리엘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왜 그걸 나에게 주려는 거지?"
"당신만이 이 나침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핀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당신의 손목을 보세요."
아리엘은 자신의 왼쪽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문신, 그녀가 그 의미를 한 번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 문양이 나침반의 디자인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녀는 충격으로 숨을 들이켰다.
"이게 무슨 의미지?" 그녀가 물었다.
핀이 대답하려는 순간, 갑자기 배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폭풍이 더욱 거세졌다. 아리엘은 급히 갑판으로 뛰어올라갔고, 핀도 그녀를 따라갔다.
갑판에 도착하자 아수라장이 펼쳐져 있었다. 파도가 배의 측면을 강타하고,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떨어졌다. 선원들은 필사적으로 배를 통제하려 애쓰고 있었다.
"선장님! 이대로는 배가 뒤집힐 겁니다!" 토비아스가 외쳤다.
그 순간, 아리엘의 눈앞에 거대한 파도가 배를 삼키려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공포에 질린 선원들의 비명이 들렸다. 아리엘은 본능적으로 핀이 준 나침반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나침반이 강렬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아리엘의 손목 문신도 함께 빛났다. 그녀는 갑자기 시간이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파도는 마치 얼어붙은 듯 천천히 움직였고, 빗방울들은 공중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리엘은 놀라움과 공포가 뒤섞인 감정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파도를 향해 가리켰다. 그러자 파도가 마치 그녀의 의지에 따르는 것처럼 방향을 바꾸어 배를 비켜갔다.
순간적으로 시간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폭풍은 마치 마법처럼 잦아들었고, 바다는 놀랍도록 평온해졌다. 선원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아리엘이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핀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에는 경외감이 서려 있었다. "당신이 나침반의 힘을 발동시켰어요. 시간을 잠시 멈추게 했죠."
아리엘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제 특정한 방향을 확고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저쪽이 크로노스 섬의 방향이에요." 핀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선택해야 해요, 아리엘 선장. 당신의 과거와 운명을 찾아 나설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살아갈 것인지."
아리엘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어떻게 해적이 되었는지, 왜 손목에 이상한 문신이 있는지, 그녀의 부모는 누구였는지... 모든 것이 안개 속에 가려져 있었다.
'내 과거와 연결된 비밀...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 아리엘은 속으로 생각했다.
"선장님, 어떻게 할까요?" 토비아스가 물었다. 그의 눈에는 걱정이 서려 있었다.
아리엘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녹색 눈동자에는 결연한 의지가 빛났다.
"우리는 크로노스 섬을 찾을 거야." 그녀가 선언했다. "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으로 항해한다."
선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토비아스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리엘에게 다가왔다.
"선장님, 확실합니까? 전설의 섬을 찾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안갯바다에는 이미 많은 배들이 사라졌고..."
아리엘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토비, 난 내 과거를 찾아야 해. 이 나침반과 내 문신 사이에는 분명 연관이 있어. 그리고 내 본능이 이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
토비아스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의 눈에는 이해의 빛이 있었다. "알겠습니다, 선장님.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아리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선원들을 향해 돌아섰다. "모두 들어라! 우리는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목적지는 전설의 섬 크로노스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타임리스호와 함께라면 우리는 어떤 모험도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선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아리엘을 신뢰했고, 새로운 모험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었다.
폭풍이 지나간 바다는 이제 평온했다. 하늘에는 별들이 빛나기 시작했고, 안개는 여전히 바다를 감싸고 있었지만 전보다 옅어진 것 같았다. 타임리스호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천천히 항해하기 시작했다.
아리엘은 배의 선두에 서서 안개 너머를 응시했다. 그녀의 손에는 나침반이 꼭 쥐어져 있었고, 왼쪽 손목의 문신은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네가 말한 크로노스 섬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줄래?" 아리엘이 옆에 서 있는 핀에게 물었다.
핀은 먼 바다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섬이에요. 그곳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로 얽혀 있죠. 전설에 따르면, 시간의 심장이라 불리는 크리스탈이 섬의 중심에 있고, 그것이 안갯바다의 시간 왜곡 현상을 만들어낸다고 해요."
아리엘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리고 내 문신과 이 나침반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 거지?"
핀은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아직은요. 하지만 당신은 크로노스 섬과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어요. 당신의 문신은 시간의 수호자 가문의 표식이에요."
"시간의 수호자?" 아리엘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핀은 고개를 끄덕였다. "크로노스 섬에는 시간의 균형을 지키는 수호자들이 있었어요. 그들은 시간의 흐름을 보호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아리엘은 자신의 문신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항상 이 문신이 특별하다고 느꼈지만, 그것이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럼 내 부모님도...?"
핀은 다시 망설였다. "크로노스 섬에 가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아리엘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동시에 마침내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다음 날 아침, 타임리스호는 안갯바다의 유일한 정착지 '미스트 헤이븐'에 도착했다. 이곳은 다양한 시간선에서 온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시간이 불규칙하게 흐르는 특이한 장소였다. 항구에는 다양한 형태의 배들이 정박해 있었고, 거리에는 여러 시대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보급품을 채우고, 크로노스 섬에 대한 정보를 더 모을 거야." 아리엘이 선원들에게 말했다. "토비, 너는 보급품을 책임져. 나는 핀과 함께 정보를 수집하러 갈게."
토비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하세요, 선장님. 미스트 헤이븐은 정보의 바다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리엘과 핀은 항구를 떠나 미스트 헤이븐의 중심가로 향했다. 거리는 안개로 가득했지만, 그 사이로 다양한 가게와 주점들이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간의 파도'라는 이름의 주점이었다.
"저기로 가요." 핀이 주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트가 있을 거예요."
"바트?" 아리엘이 물었다.
"바르톨로메오 크래브요. 미스트 헤이븐에서 가장 오래된 주점 주인이자, 안갯바다의 모든 소문과 정보가 모이는 중심지죠."
그들은 주점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어둡고 안개가 자욱했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벽에는 다양한 시대의 지도와 해도가 걸려 있었고, 테이블에는 여러 선원들이 앉아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에는 한 노인이 서 있었다. 그는 회색 수염이 길게 자란 모습이었고, 한쪽 눈에는 안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리엘과 핀이 들어오자 고개를 들었다.
"이런, 이런. 핀 에코가 아니냐." 노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이구나. 그리고 자네 옆에 있는 아가씨는..."
그의 말은 아리엘을 보는 순간 멈췄다. 그의 눈에 놀라움이 서렸다.
"아리엘 스톰." 아리엘이 자신을 소개했다. "타임리스호의 선장이야."
바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마치 유령을 본 것처럼 아리엘을 바라보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리엘이 물었다.
바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자네가 누군가를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네. 오래전에 알았던 사람을..."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웃음을 지었다. "어서 오게, 아리엘 선장. 무엇을 도와드릴까?"
아리엘은 나침반을 꺼내 바에 올려놓았다. "우리는 크로노스 섬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어."
바트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 그는 주변을 경계하듯 둘러본 후,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런 이름은 여기서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아." 그가 속삭였다. "위험한 귀들이 언제나 듣고 있으니까."
그는 바 뒤편의 작은 방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방 안에는 책과 해도가 가득한 책상과 몇 개의 의자가 있었다.
"자, 이제 말해보게." 바트가 문을 닫고 말했다. "왜 그런 위험한 곳을 찾고 있는 거지?"
아리엘은 자신의 문신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 문신과 나침반이 연결되어 있어. 나는 내 과거와 이 문신의 의미를 알아내고 싶어."
바트는 문신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의 눈에 인식의 빛이 스쳤다.
"이건..." 그가 중얼거렸다. "시간의 수호자 가문의 표식이군."
아리엘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도 알고 있었어?"
바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자네 아버지와 친구였다네, 아리엘."
아리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내 아버지를 알았다고요? 그는 누구였죠?"
"자네 아버지는 위대한 탐험가였어. 그는 안갯바다의 비밀을 연구하던 중 크로노스 섬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지. 그는 그 섬을 찾아 떠났지만... 돌아오지 않았어."
아리엘은 충격을 받은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질문이 맴돌았다.
"그럼 내 어머니는요? 그리고 내가 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죠?"
바트는 슬픈 눈으로 아리엘을 바라보았다. "그건 내가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야.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자네 손에 들린 그 나침반은 크로노스 섬으로 가는 유일한 열쇠야. 자네 아버지도 그것을 찾고 있었지."
아리엘은 나침반을 내려다보았다. 그것은 여전히 특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 크로노스 섬에 가면 모든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바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하지만 조심해야 해. 자네만이 그 섬을 찾고 있는 게 아니야."
"무슨 뜻이죠?"
바트가 대답하려는 순간, 갑자기 주점 밖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그들은 서둘러 방을 나와 주점의 메인 홀로 돌아갔다.
주점의 문이 거칠게 열리고, 검은 옷을 입은 선원들이 들어왔다. 그들의 앞에는 한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긴 검은 머리카락과 날카로운 파란 눈동자를 가졌으며, 우아하면서도 위험한 분위기를 풍겼다.
"세레나 블랙우드..." 바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블랙 타이드의 선장이자, 안갯바다에서 가장 위험한 해적 중 하나지."
세레나의 시선이 아리엘에게 고정되었다. 그녀의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아리엘 스톰." 그녀가 말했다. "마침내 만나게 되었군. 당신이 가진 그 나침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어."
아리엘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용건이지, 블랙우드 선장?"
세레나는 천천히 아리엘에게 다가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 나침반을 내게 넘겨. 그러면 당신과 당신의 선원들을 해치지 않겠어."
아리엘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정말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세레나가 위협적으로 말을 이었다. "우리는 이것을 어려운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 거야."
긴장감이 주점 전체를 감쌌다. 다른 손님들은 조용히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아리엘은 본능적으로 나침반을 더 단단히 쥐었다.
그 순간, 나침반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아리엘의 문신도 함께 빛났다. 그녀는 시간이 다시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세레나와 그녀의 선원들, 그리고 주점 안의 모든 것이 거의 멈춘 것처럼 보였다.
아리엘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핀의 손을 잡고 세레나와 그녀의 선원들 사이를 지나 주점 밖으로 빠져나갔다.
시간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세레나는 아리엘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분노했다.
"찾아라!" 그녀가 선원들에게 명령했다. "그들이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
아리엘과 핀은 미스트 헤이븐의 골목을 통해 항구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한 거죠?" 핀이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시간을 멈추게 했어요!"
아리엘은 여전히 충격 속에 있었다. "나도 몰라. 그냥... 본능적으로 일어난 일이야."
그들은 항구에 도착했고, 다행히 토비아스와 다른 선원들은 이미 보급품을 모두 실어 출항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선장님!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토비아스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설명할 시간이 없어." 아리엘이 급하게 대답했다. "세레나 블랙우드가 우리를 쫓고 있어. 당장 출항해야 해!"
토비아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블랙우드라... 이건 좋지 않군요."
타임리스호는 서둘러 미스트 헤이븐을 떠났다. 그러나 그들이 항구를 빠져나가기 직전, 아리엘은 항구 끝에 서 있는 세레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위협과 결의가 담겨 있었다.
안전한 거리에 도달했을 때, 아리엘은 마침내 긴장을 풀고 갑판에 앉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맴돌았다.
토비아스가 그녀 옆에 앉았다.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아리엘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바트에게 들은 이야기와 세레나와의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토비아스는 그녀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그의 표정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선장님, 사실 제가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는 당신의 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아리엘은 놀라움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그런데 왜 지금까지 말하지 않은 거야?"
토비아스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 아버지의 부탁이었습니다. 당신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죠."
"그리고 지금이 그때인가?"
토비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침반이 당신에게 왔고, 당신의 능력이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오래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것은 크로노스 섬으로 보이는 곳의 지도였다.
"당신의 아버지는 크로노스 섬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는 시간의 심장이라 불리는 크리스탈을 연구하고 있었죠. 그러나 그가 떠난 후, 우리는 그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리엘은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럼 내 어머니는? 그리고 내가 왜 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
토비아스는 잠시 망설였다. "당신의 어머니는... 크로노스 섬의 시간 수호자였습니다. 그녀는 당신을 안갯바다 밖으로 보냈고, 그것이 당신의 기억 상실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아리엘은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과거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었다.
"그럼 내가 크로노스 섬에서 태어났다는 거야?"
토비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당신은 시간의 수호자 혈통을 이어받았습니다. 그것이 당신이 시간을 조작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아리엘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항상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꼈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니었다.
"그럼 세레나 블랙우드는 어떻게 나침반에 대해 알고 있는 거지?"
토비아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세레나는 당신 아버지의 제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배신했죠. 그녀는 시간의 힘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싶어했고, 당신 아버지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리엘은 모든 정보를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녀의 과거, 그녀의 능력, 그리고 그녀의 운명... 모든 것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럼 이제 우리는 크로노스 섬을 찾아야 해." 그녀가 결심한 듯 말했다. "내 과거와 내 능력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토비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당신 아버지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도요."
아리엘은 나침반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여전히 특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우리는 이 나침반을 따라갈 거야." 그녀가 선언했다. "크로노스 섬을 찾아서, 내 운명을 마주할 때까지."
그날 밤, 아리엘은 갑판에 홀로 서서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음은 새로운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과거와 운명을 찾아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안갯바다의 깊은 곳에서, 검은 안개로 이루어진 형체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황금색 눈을 가진 그 존재는 아리엘의 여정이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시간의 수호자여, 너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 존재가 안개 속에서 속삭였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파멸이 될 것이다."
안갯바다 위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리엘 스톰과 타임리스호는 크로노스 섬을 향해 항해하고 있었고, 그들의 앞에는 수많은 위험과 비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리엘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손목에 새겨진 문신처럼, 그녀의 운명은 이미 시간의 흐름 속에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시간의 항해는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안갯바다의 비밀은 서서히 드러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